“거리두기 불가능한 근본적 취약한 노동 환경 때문”

멜번의 세다 육가공회사

코로나 2차 감염 확상으로 진통 중인 빅토리아주에서 육가공업 종사자들 중 감염자가 300명에 이른다. 이는 요양원과 학교를 제외하고 단일 업종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인데 그 이유와 관련해 육가공업 노동 환경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현재 세다 육가공(Cedar Meats)에서 111건의 집단 감염이 발생한 데 이어 콜스에 포장육을 납품하는 회사인 SRS(Somerville Retail Services)와 관련된 감염 사례도 80건에 이른다.

또 빅토리아 남서부의 콜락(Colac)에 본사가 있는 양고기 회사와 연관돼 45건의 감염이 발생했고 브루클린(Brooklyn) 소재 육류 회사 JBS와 관련된 감염 사례가 62건이다.

호주육류산업노조(Meat Employees Union) 빅토리아지부의 폴 콘웨이 위원장은 “지난 40년동안 악화된 노동 환경을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멜번 브루클린의 육가공회사 JBS

그는 “그동안 육가공업계에서 임시직(casual) 근로자가 크게 늘었다. 법정 휴가가 없는 임시직(casual) 근로자들이 증상이 있더라도 출근을 강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감염이 악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백명이 동시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상황에서 작업 중 사회적 거리두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호주근로안전국(WorkSafe)은 지난 5월 21일 발표한 육가공업체 대상 안전 지침서에는 작업 시작 전 근로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작업장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노동 시간을 단축하고 동시간대 작업하는 근로자 수를 제한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지침은 강제 조치가 아니라 권고 사항에 불과하다.

빅토리아주 보건인적서비스부는 왜 육가공 업체에 강제 지침을 전달하지 않는지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지난 5월 브렛 서튼 빅토리아주 최고보건자문관(Chief Health Officer)은 “세다 미츠의 집단 감염수가 80명까지 늘어나자 육가공 사업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intrinsically) 어렵다.”라고 밝혔다.

멜번 토템햄 소재 육가공회사 SRS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