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호주시간) 워싱톤에서 제 30차 AUSMIN 2020(Australia-United States Ministerial Consultations: 호주-미국 2+2(외교국방장관) 연례 회의)가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중요성 때문에 마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과 린다 레이놀즈 국방장관이 직접 참석했다. 이들은 귀국 후  2주간의 격리에 들어간다.

올해 회의는 예상대로 중국 관련 이슈가 주요 의제였다. 양국은 중국의 홍콩 압박을 강력히 규탄했고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온라인 역정보(online disinformation)  확산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는 또 국방 협력을 보건 및 개발 협력으로 확대하기고 서명했다. 미국이 호주 다윈(노던테리토리준주)에 군사용 연료저장시설(military fuel reserve)을 건설하고 재정적 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 점은 중국이 가장 경계해 온 것 중 하나였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호주와 미국의 깨질 수 없는 굳건한 동맹 관계(unbreakable  alliance)임을 거듭 강조하며 호주의 미국 지지에 대해 찬사를 보낸 후 곧바로 강경한 어조로 중국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서 진행하는 강압적 공격 행동에 대해 장시간 논의했다. 중국이 경제적 위력으로 호주를 공격하는 점도 비난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 대중국 비난과 공격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앞서 중국 공산당을 ‘프랑켄슈타인(괴물)같은 창조물(a Frankenstein creation)’이라고 맹비난하면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연대해 중국의 공격적 행동에 대해 반격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마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은 중국의 홍콩 탄압에 대해 경고를 한 뒤 “호주와 미국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보건협력 증진과 온라인 역정보공동 대응, 코로나 팬데믹 대응 관련 국제단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다자주의와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옹호했다. 그는 이어 “호주가 새로운 그룹핑을 건설할 것이다. 우호 관계, 개방과 번영, 인도-태평양을 지키려는 비전을 공유하는 나라들과 네트워크를 통해 안보를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레이놀즈 호주 국방장관은 “이 이슈도 논의의 주제였고 이에 대한 호주의 입장은 동일하다. 국제법에 의거해 이 지역을 계속 통과(항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 공영방송 ABC는 “필리핀해 인근 해상에서 호주 해군함이 미국, 일본 해군과 공동 해상 훈련 중 중국 해군과 조우했다”고 보도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국토 주장과 기지 건설과 관련해 최근 호주 정부는 유엔에 ‘국제법상 불법 행동(illegal activity)’이라고 비난한 내용을 전달했다. 

양국 공동 발표 후 켄버라의 중국 대사관은 비난 성명을 통해  “두 나라가 홍콩, 신장, 남중국해 관련 이슈에 대해 중국을 공격하고 근거없이 비난한 것을 거부하며 반대한다”면서 “호주가 중국-호주 관계를 헤치는 길에서 더 전진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페인 장관은 “호주와 미국은 많은 점을 공유하지만 모든 이슈에서 자동적으로 같은 입장은 아니다. 우리 관점에서 우리가 결정을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호주 국익과 안보, 번영, 가치관 유지에 대해 우리가 판단한다. 중국과 관계는 중요하며 우리는 그것을 헤칠 의도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국익에 반하는 일을 할 의향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호주는 남중국해 항해자유 훈련(freedom-of-navigation exercises)에대한 미국의 추가 참가 요구를 거부했다. 이같은 호주의 거부는 스콧 모리슨 정부의 대미, 대중국 외교 정책에서 호주가 때로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호주의 국제 관계에서 미국과 중국은 가장 중요한 나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나라들과의 관계에서 호주는 갇혀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전략적으로 이끌 자유와 움직일 공간을 원한다, 남중국해 항해의 자유 훈련에 추가로 참가하지 않겠다는 호주 정부의 결정은 미국과 중국에게 갇혀있기를 거부하는 ‘우리의 입장을 우리가 정한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공표한 것이다.

호주는 외교 정책에서 필요할 때 눈치보지 말고 일어나 이번처럼 목소리를 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자유당 정부는 더욱 그렇다. 호주는 미국이나 중국에 크게 의존하지만 예속된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