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AUSMIN ‘국방.보건 협력’ 합의
페인 호주외교 ‘국익 관점 독자적 결정’ 강조

29일 워싱톤에서 열린 ‘2020 AUSMIN’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마리스 페인 호주외교장관(왼쪽)이 답변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호주가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South China Sea)에서 ‘항해의 자유 훈련(Freedom of Navigation Exercises)’에 계속 참여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정중히 거부했다.

마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과 린다 레이놀즈 국방 장관은 29일(호주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호주-미국 외교안보 연례회담(AUSMIN)에 참석해 양국의 외교 및 국방분야의 협력 강화를 합의하면서도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작전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자국령을 선포하며 주변 국가들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분쟁지역이 됐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관계 악화로 이 지역에서 충돌 위험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관련 문제가 주로 다루어 졌으며 홍콩 이슈 등 대처에서 호주와 미국이 함께하기로 합의했다.

호주와 미국은 성명서에서 “양국은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압적인 활동을 확대해 지역의 안정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 함께 우려하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앞으로 군사 동맹 강화와 더불어 보건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양국 성명서 발표 후 캔버라주재 중국 대사관은 즉각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대사관은 “우리는 홍콩, 신장 지구, 남중국해와 관련된 중국의 국내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호주가 근거없이 중국을 공격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호주가 중국과의 관계를 해치는 행위를 중단하고 양국의 신뢰와 상호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호주는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는 미국의 압력에는 여전히 거부 의사를 밝혔다.

레이놀즈 장관은 호주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 관할권 근방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논의의 대상일 뿐”이라며 “우리는 앞으로도 일관성 있게 국제법에 따라 이 지역에서 항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해의 자유 훈련은 다른 나라가 영토 주위 바다나 공해에 대한 권리를 지나치게 주장한다고 판단되면 미국이 그곳에 군함 등을 보내 해당 국가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이 훈련의 일환으로 남중국해에 자국 해군 함대를 보내 중국의 반발을 사 왔다.

페인 장관은 “호주와 미국은 많은 부분에서 통일된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모든 주제에 대해 자동적으로 합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관점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호주 국익과 안보에 가장 유익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며 “중국과의 관계 역시 중요하다.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해치거나 호주의 국익에 반하는 일을 할 생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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