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사람을 먹일 수 없다면 한 사람이라도 먹여라.” 이는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마더 테레사께서 남긴 명언입니다. UN은 마더 테레사의 선종일인 9월 5일을 국제 자선의 날(International Day of Charity)로 지정하여, 테레사 수녀의 평화와 나눔의 정신을 기리고, 그 뜻이 계속해서 전해질 수 있도록 기념하고 있습니다. 

‘자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다들 한 번쯤 매년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적십자사의 레드 실드 어필 (Red Shield Appeal)에 참여하거나 비니스(Vinnes)에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은 물건을 기부하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사회복지학적인 관점에서는 자선을 종교적, 윤리적 동기에 의해 불쌍히 여기는 ‘이웃애’ 또는 은혜 등을 총칭하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과 이웃들을 지원하는 자선 단체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따뜻한 마음과 사랑으로 함께해 주시는 수많은 좋은 이웃을 만나게 됩니다. 또한, 그러한 나눔의 결과로 삶이 변화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오늘은 국제 자선의 날을 맞아 우리들의 나눔이 만드는 좋은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리의 나눔이 한 사람의 삶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제가 방글라데시에서 만난 우짤은 의대에 재학 중인 훤칠한 청년이었습니다. 굿네이버스 방글라데시의 결연 아동이었다는 우짤이 저에게 해준 이야기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 동네는 너무 가난해서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지역이었어요. 굿네이버스가 활동을 하기 전에는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옆 동네도 학교를 다니는 애들이 없었어요. 모든 아이들이 다 일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굿네이버스를 통해서 동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게 되었고, 저도 그렇게 학교를 다니게 되었어요. 제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지요.” 

의대 공부를 마치면 의사로 굿네이버스와 함께 시골 마을로 모바일 클리닉을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우짤. 본인이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본인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돕겠다고 다짐하는 그의 고백에서 저는 진정한 나눔의 힘을 보았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만난 우짤의 모습

몽골의 어트겅 바야르 역시 우짤과 같이 결연 아동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받아 의대에 진학을 하였는데요. 어트겅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셔서 종종 병원에 있었는데, 그때의 기억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이 아픈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어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의사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경제적인 도움을 받아 안정적으로 공부를 한 것 외에도 결연 후원 프로그램의 일환인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심신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얘기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제 태도에요.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떠올리며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죠. 

저는 의사가 되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굿네이버스를 통해 바리스타 자격증으로 지금 대학원 학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나중에 비즈니스를 해서 더 많은 아이들을 도울 거예요! 저는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 정말 좋아요.” 

몽골에 사는 어트겅 바야르의 모습

에티오피아에 사는 티지스트도 우짤, 어트겅과 같은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오빠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운데, 오빠가 버는 돈으로는 집세를 내기도 빠듯했던 티지스트는, 늘 굶는 것에 익숙했지요. 그런 티지스트에게도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있었는데요, 바로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의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먹을 것을 살 돈도 없는 형편이었기에 공부를 계속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 있었던 티지스트에게 후원자가 생긴 후 가장 먼저 달라진 것은,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계속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저는 에티오피아에 사는 티지스트입니다. 아버지는 제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집이 늘 가난했어요. 공부를 계속하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4년 전, 기적처럼 굿네이버스를 만나 한 후원자님으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었어요.
이 모든 건 저뿐만 아니라 제 가족들에게까지 큰 변화를 일으켰어요. 후원자님의 모든 도움이 저에게는 큰 의미가 되었고, 덕분에 제 인생은 더욱 단단해졌어요. 후원자님이 베풀어 주신 모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공부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뇌와 관련된 외과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제 가족과 같이 신경과 뇌의 손상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에티오피아의 티지스트의 밝은 모습

지원을 받은 모든 아이들이 반드시 대학에 진학을 하고, 전문직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이룬 꿈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돕겠다는 그 마음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마더 테레사도 이러한 나눔의 힘을 알기에,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자 애쓰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눔의 가치를 전하고자 평생을 헌신한 것이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피터 싱어의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라는 책에 나오는 일화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출근 길마다 항상 지나는 연못가를 오늘도 어김없이 지나고 있는데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것 같은 아이가 연못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뛰어들어가 구하지 않으면 빠져 죽고 말 것이다. 물에 들어가기란 어렵지 않고, 위험하지도 않다. 하지만 며칠 전에 산 새 신발이 더러워질 것이다. 양복도 젖고 진흙투성이가 된다. 게다가 아이를 보호자에게 넘겨주고 옷까지 갈아입으면 틀림없이 지각이다. 자, 이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피터 싱어에 의하면 위의 질문에 “그냥 돌아가겠다.”라고 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신발이나 지각은 아이의 생명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이지요. 피터 싱어는 자선, 기부, 나눔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합니다. 매년 거의 1천만 명의 5살 이하 아동이 빈곤 때문에 죽는 현실에서, 아이들을 살리고,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데는 신발 한 켤레의 비용밖에 들지 않는 사실을 책에서는 역설하고 있습니다. 

자선은 정말로 어려운 일일까요? 마더 테레사와 같이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도 자동이체로 기부를 하고 있지만 내가 하는 나눔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잘 모르시겠나요? 

내가 후원한 $2의 골드 코인이 누군가의 한 끼 식사가 되었고, 빠져나가는지 인지도 못하고 있는 자동이체의 금액이 지금도 지구 반대편 누군가의 삶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레드 실드 어필(Red Shield Appeal)에 참여하면서 우리의 자녀들은 다른 사람의 삶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고, 내가 기부한 의류가 노숙자들의 오늘밤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나눔이 중요한 이유는 돈을 비롯한 재화의 이동을 넘어,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조건없이 전하는 가장 쉽고, 빠른 길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세상에는 빵 한 조각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도 많지만, 작은 사랑도 받지 못해서 죽어가는 사람은 더 많다.” – 마더 테레사 

후원문의: 굿네이버스 호주 (H. http://goodneighbors.org.au /P. 0416 030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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