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중국 교육 당국은 자국 학생들에게 호주에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발생한 인종차별 사건을 거론하며 호주 유학을 재고하라고 노골적으로 경고했다. (첨부 사진 참조)
중국 유학원들도 이에 보조를 맞춰 유학 목적지를 호주에서 영국, 캐나다 등 경쟁 국가로 바꾸겠다며 위협해 왔다. 팬데믹 이후 이미 유학생이 감소한 호주 대학으로서는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반면 일부 중국 유학생들이 호주를 유학 국가로 옹호(지지)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터넷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은 10명의 유학생들을 심층 인터뷰하며 그들의 유학 경험을 기사화했다.

호주가 유학 시장의 회복에 앞서 알아야 할 세 가지(유학생들이 원하는 점)는 다음과 같다.

중국 교육당국의 호주유학 경고문(2020년 6월 9일자)

첫째, 유학생들을 더 환영해야 한다
실업률이 증가하고 경제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반외국인 정서(anti-foreigner sentiment)가 커질 위험이 있다. 호주에 대한 유학생들의 부정적인 경험은 국경 폐쇄나 비행 제한보다 유학 시장 회복에 더 큰 장애물이다. 

인터뷰에 응한 유학생들은 이런 일들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루 출신의 한 학생은 ‘네 나라로 돌아가라!(Go back to your country!)'와 같은 인종 차별적인 발언을 종종 들었다고 말했다. 인도 출신의 한 유학생은 “일자리는 호주인에게만 주어진다. 이력서를 낼 필요도 없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로 전국적인 록다운 기간이던 지난 4월 4일 스콧 모리슨 총리는 임시 비자 소지자들을 향해 “스스로 지탱할 수 없다면 집(고국)으로 돌아가라”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이러한 냉대를 경험하며 환영받지 못하고 있음을 느끼지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한 인도 학생은 “반중국 정서와 반아시안 정서가 존재하는 것을 보아 왔다. 내 일본인 룸메이트는 거리에서 ‘더러운 아시아인(filthy Asian)’이라는 모욕과 함께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유학생은 크리스티나 키닐리(Christina Kennally) 노동당 상원의원이 “호주인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임시 비자 프로그램을 전면 재설정(reset)하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반이민정서(anti-immigration sentiment)가 커지는 것이 분명하다. 정치인들이 ‘일자리를 호주인들에게 돌려주라’라는 식으로 발언하면 나같은 이민자들은 매우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되지만 어찌할 방도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학생들은 외부인(방문자)들을 호주 사회에서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호주의 평판이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학생들은 환영받는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둘째, 유학생들은 이미 호주 사회에 통합되어 있다.
유학생들은 호주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들은 호주를 전 세계에 홍보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 왔다.

페루 출신인 다니엘은 퀸즐랜드주 지방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는 지역의 남성 정신건강단체에서 자원 봉사를 했고 라디오 방송국의 스페인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록다운 직전까지 술집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며 수질 측정 연구 프로그램에 자원했다.

다니엘은 “이 곳에서 내가 배운 것은 공동체 의식과 타인에 대한 친절이다. 나는 호주를 사랑하고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사랑한다. 이 모든 일이 끝난 후 내 나라로 돌아가 배운 것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줄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 정책을 통해 ‘유학생 지지’ 신호를 보내야 
유학생들은 호주 정부가 그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분명한 정책을 보여주길 원했다. 호주의 코로나바이러스 관리 상황은 경쟁국인 미국과 영국에 비해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관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유학생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복지정책은 학부모들과 예비 학생들이 유학 국가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제 명확한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 정부는 정책을 통해 현재의 유학생들과 미래의 유학생들에게 호주가 그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환영한다는 신호를 주어야 한다. 유학생들에 대한 호주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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