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라비 전 주중 대사 “관계 개선 의지 신호.. 적절 대응 필요”

6일 토쿄에서 열린 2020 4개국 외교장관 회담

중국 정부가 호주에 대한 압력을 완화하고 외교적 노력을 위해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전 주중 대사의 분석이 나왔다.

2007~2011년 주중 대사를 역임한 제프 라비(Geoff Raby) 전 대사는 6일 도쿄에서 열린 일명 ‘쿼드’의 4개국 안보동맹회담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에 참가해 “중국 정부가 미국의 동맹국가들과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직 퇴임 후 중국 관련 자문회사 제프 라비 앤드 어소시에이츠(Geoff Raby & Associates)를 운영 중인 라비 박사는 “중국 정부에 맞서는 것이 지금까지는 유효하였을 수 있지만 지금은 한 발 물러서 긴장 완화를 꾀하는 것도 전략 중 일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푸 잉(Fu Ying) 전 주호 중국 대사는 지난 10월 5일 인터뷰를 통해 “양국가가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 대립과 공격적인 언어 사용(confrontation and abusive language)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지난 8월 왕 시닝 (Wang Xining) 주호주 중국 부대사 (Deputy Head of Mission)가 양국 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 지 2달만에 나온 유화 제스처이다.  

제프 라비 전 주중 호주대사

올해 초 호주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의 기원에 대한 독립적인 국제 조사를 요구하고 홍콩 소요 사태와 신장 지구 위구르족 무슬림들에 대한 처리 문제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호주는 또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 규제를 주도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왔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응하여 여러 번에 걸쳐 무역 보복으로 호주산 제품에 대한 규제를 늘려 왔다. 

라비 전 대사는 “최근 중국 전현직 관료들의 잇따른 발언은 중국 정부가 호주 정부에게 보내는 관계 개선 의지의 신호”라며 “우리도 이에 걸맞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 협력체인 쿼드 회담에는 미국, 호주, 일본과 인도가 참여하고 있다.

마리즈 페인 호주 외교장관을 비롯한 4개국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필수 자원과 기술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내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외교부는 쿼드 회담을 다른 국가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독점적 패거리’라고 강력한 어조로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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