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 안녕하세요? 어느새 날씨가 많이 후덥지근해 졌습니다. 오늘은 옛 사람들의 더위와 피서법에 대한 내용을 공부해 보겠습니다. 특별한 피서법이 있으시면 말씀 나눠 보겠습니다.
A : 호주는 40도가 넘는 날이 요즘 많아졌잖아요. 그래서 너무 더운 날은 오히려 집에서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조금 쐬는 게 제일 낫더라고요.
L : 맞아요. 작년 여름에는 호주에 산불이 심각했잖아요. 온 나라가 타고 있는데 놀러 다니기도 미안해서, 저도 집에서 더위를 피했어요.
H : 아이들 어렸을 때는 강으로 바다로 많이 놀러 다녔던 거 같아요. 텐트를 치고, 하루 종일 바다에서 수영도 하고요.
P : 요즘 젊은 부부들은 아이들 데리고 캠프장에 많이 다니는 거 같아요. 아주 희한하게 생긴 장비들도 많더라고요.
T : 캠프에 필요한 장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H : 텐트랑 코펠, 버너 등이 필요하죠. 밥도 먹고 잠도 자야 하니까요.
P : 음식을 시원하게 보관하려면 아이스박스도 필요하죠. 
A : 우리 손주들 보니까, 어디를 가든 게임기들을 챙겨 다니더라고요. 
L : 편하게 앉으려면 이동식 테이블이랑 의자도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 젊을 때는 돗자리 하나만 있어도 충분했는데, 호주는 어딜 가나 공원에서 사람들이 테이블 펴고 피크닉을 많이 해요. 바비큐 할 수 있는 시설도 아주 잘 갖춰져 있고요.
T : 그럼 옛 사람들은 어떻게 더위를 피했을까요? 
H : 우리 어릴 때만 해도 개울가에서 발 담그고 물장구치면서 놀았던 거 같아요.
A : 맞아요. 더운 여름에는 수박을 동동 물에 띄워놓고 먹었어요.
L : 남자 아이들은 수박 서리도 많이 했죠.^^ 
P : 아! 그리고 시골 할머니 댁에 죽부인이랑 목침이 있었어요. 더울 때 마루에서 낮잠 주무실 때 꼭 필요한 물건이셨죠.
T : 그럼 옛 사람들이 즐겨 사용했던 여름 물건들을 사진으로 한 번 보겠습니다.

L : 아아! 이거 생각이 나요. 모시 옷 안에 입는 조끼 맞죠?
T : 네, 맞습니다. 이 대나무로 만들어진 조끼는 ‘등거리’라고 합니다. 옛 사람들이 여름에 옷 속에 껴입어서 땀이 축축하게 젖는 걸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죽부인은 왜 이름이 죽부인일까요?
A : 부인처럼 옆에 끼고 잔다는 뜻 아닐까요?
T : 맞습니다. 죽부인은 바로 한자 대나무 (죽:竹)을 사용해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대나무로 만든 부인’이라는 뜻이죠. 이 밖에도 아주 특이한 피서 물건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선 조선시대 선비들도 여름이 되면 피서지에서 더위를 피했습니다. 다음 사진을 한 번 봐주세요.

H : 이건 찬합이 아닌가요?
T : 네, 맞습니다. 그런데 이 찬합은 아주 오래전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피서 애용품이었습니다. 봄이나 가을에 꽃놀이를 가거나, 여름에 피서를 갈 때 양반들은 이런 찬합에 밥과 고추장볶음을 싸들고 다니면서 점심을 먹곤 했습니다. 
L : 그런데 세 번째 사진은 뭔가요? 그릇 같지는 않은데요.
T : 세 번째 사진은 바로 악기 생황입니다. 입으로 부는 악기인데요, 이 사진의 모양을 자세히 봐주세요. 
A : 윗부분이 여러 개의 대나무 통으로 되어있어요. 대나무 높이가 서로 다른 걸 보니까, 대나무 크기에 따라서 다른 소리를 내는 것 같네요.
T : 네,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찬합 옆에 이 ‘생황’이라는 악기를 놓은 이유는, 바로 옛날 조선시대 선비들이 들고 다니던 찬합의 모양이 이 ‘생황’처럼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옛 사람들은 이 찬합을 ‘생황호’라고 불렀습니다.
P : 대나무 통 안에는 음식이 많이 들어갈 것 같지는 않은데요.
T : 지금 이 생황 모양의 찬합은 기록으로만 남아 있고, 실제로 그림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조선시대 선비들은 이 여러 개의 대나무 통에 술과 물을 넣어서 가지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아래 둥그런 부분에 밥이나 떡을 넣어 가지고 다녔습니다.
H : 어머나! 그렇게 설명해주시니까 이해가 되네요. 대나무 통을 작은 물병이나 술병으로 이용했던 거지요?
T : 네, 맞습니다. 그리고 술이나 물이 줄줄 새지 않도록 한지를 덮어서 묶었습니다. 
L : 너무 재미있고 신기한 물건이네요. 
T :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옛사람들의 여름나기에 대해서 공부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대나무 조끼 ‘등거리’와 ‘생황호’ 찬합을 기억해 주세요.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천영미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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