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주호주 대사

2021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기대
“문 대통령 방호도 성사되도록 노력 중”

지난 5월말 주호주 대사로 부임한 강정식 대사는 8일 한호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호수교 60주년인 2021년을 맞아 양국 관계의 격상과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방문이 성사되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와 중국의 관계가 매우 불편해진 점과 관련, 강 대사는 “최근 호주의 대중국정책이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호주와 같이 한국은 미중관계에 있어서 이분법적 접근을 배제하고 보편적 국제규범을 따르면서 한국의 국익에 바탕을 둔 외교정책을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강 대사와 일문일답. 

▲ 2021년 한국-호주 수교 60주년인데 그동안 양국 관계가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만 질적으로 부족한 측면도 많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어느 분야의 발전이 시급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지난 60년 동안 한호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인적교류, 동포사회 등 모든 면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과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이제 한국과 호주는 서로에게 더욱 소중하고 중요한 친구이자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특히 경제 측면에서 한국은 호주의 4대 무역국으로 성장하였고, 호주 내 우리 동포사회도 양국을 잇는 든든한 자산으로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였습니다.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아태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고, 중국의 부상 등으로 인도-태평양지역의 전략적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는 가운데,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한 전통적 우방국인 호주와 한국 간 관계는 양국뿐만 아니라, 아태/인태지역의 안정과 번영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난 60년간의 양국 협력관계의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경제면에서도 자원과 에너지 교역 중심에서 IT, 인프라, 재생에너지, 수소경제, 5G, 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분야로 협력을 확대 심화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6월 중순 데이비드 헐리 호주 총독에게 신임장 전달 후 환담을 했다

▲ 한호 관계가 21년 전의 ‘발전하는 파트너 관계’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격상 필요성에 공감을 하시나요? 언제쯤 격상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말씀하신 대로 한호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오랫동안 있어 왔습니다. 작금의 한호관계의 폭이나 깊이, 그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관계 격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우리 측은 그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문제를 호주 측에 제기하고 긴밀히 협의해 왔습니다. 구체적인 양국관계 격상 시기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내년 수교 60주년 계기로 관계를 격상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초 일본을 방문할 의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 대통령의 호주 국민방문을 통한 정상 외교가 지난 10년동안 없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예측이 어렵겠지만 언제 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그간 양국 정상 간에는 각종 국제회의 계기 회담, 전화 통화 등 다양한 형태로 정상외교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다만, 말씀하신 대로 우리 대통령께서 호주를 공식방문하신 것은 2009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최근 국제정세 변화와 양국관계의 중요성에 비추어 우리 대통령님의 호주 방문은 제가 재임 중에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도 있고, 정상 일정이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우리 대사관으로서는 수교 60주년이 되는 내년도 정상 방문 성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 호주도 한국처럼 ‘안미경중’, 즉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이중 의존성의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접근법을 배제하면서도 단기적 경제이익보다는 장기적 국가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 외교정책을 펼쳐야 하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말씀하신 것처럼, 호주와 한국은 안보 면에서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고, 경제통상 면에서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한편,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또 북한문제와 관련해서 호주와는 다소 다른 입장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주변 강대국이 갈등과 분쟁관계에 있을 때 가장 많은 피해를 입어 왔습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어려운 대외 전략적 환경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호주와 같이 미중관계에 있어서 이분법적 접근을 배제하고, 보편적인 국제규범과 질서에 기반하고, 동시에 우리의 정당한 국익에 바탕을 둔 외교정책의 수립과 이행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호주의 대중국정책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8월말 프란체스 아담슨 호주 외교부 차관(secretary)를 예방했다

▲ 부임 인사를 겸해 호주 동포들에게 코로나 사태와 관련돼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곳 호주 동포사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사업상, 직업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유학생이나 워홀러분들도 어려운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 기회를 빌어 동포 여러분께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간 우리 한인사회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어려운 동포들을 돕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왔습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동포애와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다시한번 주위에 어려운 동포가 없는지 살펴 주시고, 가능한 대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우리 모두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을 해치기 쉬운 때입니다. 동포 여러분 모두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라고 우리 한인사회 그리고 공관이 모두 힘을 합쳐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나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강정식(康禎植, 58•외무고시 21회) 주호주 대사는 외교부 안보정책과장•국제법률국장, 미국 시카고, 캐나다 밴쿠버•토론토 총영사, 다자외교조정관(2018년) 등을 역임했다.
제주도(서귀포시) 출신인 강 대사는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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