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 중진들 재신임 불구 ‘리더십 타격’ 불가피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가 12일 ICAC 증언 후 기자회견에서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는 부패 의혹으로 ICAC(독립부패방지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데릴 맥과이어(Daryl Maguire) 전 주의원과 약 5년동안 밀접한 사적인 관계(연인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을 시인했지만 야당(노동당)의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주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3일(화) 자유당과 국민당 연립 여당 의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파문에 대해 사과하고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12일(월) 오전 ICAC에 증인으로 출두해 맥과이어 전 의원과의 내연 관계를 시인한 후, ‘사생활에서 내가 상황을 악화시켰다(stuffed up)’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야당의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그는 ICAC 증언에서 맥과이어 주의원이 2018년 의원직을 사퇴한 후 2020년 8월까지 약 5년동안 사적인 관계를 유지했다고 말해 충격을 주었다, 

ICAC는 NSW 남서부 내륙 지방인 와가와가 지역구 전 의원 (former Wagga Wagga MP)이었던 맥과이어가 공직을 이용해 부동산 개발 및 이민스폰서 관련 비즈니스에서 사적인 이득을 취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ICAC 증언 후 기자회견에서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오늘은 내 생애에서 가장 어려운 날 중 하루다. 내가 실수했다. (맥과이어에 대해) 지금 알고 있는 내용을 당시에 알았다면 같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하면서 “의회에서 15년 동안 알고 지내온 그를 오래 신뢰했지만 개인 비즈니스와 관련해 실망했다. 특히 이민 스폰서쉽 관련 의혹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가 비밀리에 약 5년 동안 내연 관계를 유지해온 데릴 맥과이어 전 NSW 주의원(자유당)

그는 주총리직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해 “사생활에서의 실수를 인정하지만 어떠한 이익을 취하거나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사임을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맥과이어 전 의원과의 5년간 내연 관계는 독신인 그녀의 가족조차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디 맥케이 NSW 야당대표는 “부패 의혹의 핵심 인물인 맥과이어와 5년간 부적절한 관계(an improper relationship)를 유지해오면서 그가 개입된 불법 거래에 대해 몰랐다라고 발뺌하는 것은 완전 사기(an absolute fraud)다. 도덕적으로도 주총리 자격이 없다”라고 공격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녹색당의 데이빗 슈브릿지 NSW 상원의원도 “그는 더 이상 주총리직을 유지할 수 없다(seemed untenable)”라면서 사퇴 요구에 동참했다.

그러나 자유당의 중진 의원인 앤드류 콘스탄스 NSW 교통부 장관은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는 ICAC 증언에서 사적인 관계를  인정했다. 우리 모두 관계에서 실수한다. 그는 역대 최고의 주총리”라고 호평하면서 지지를 재확인했다. 도미니크 페로테트 재무장관, 브래드 해자드 보건장관, 자유당 중도우파의 수장인 데이비드 엘리어트 경찰장관 등 당내 중진들 다수가 베레지클리안 주총리에 대한 재신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번 파문은 당내에서 그녀의 리더십에 분명 큰 흠집을 남겼으며 향후 ICAC 조사 결과에 따라 당내에서 사퇴 압박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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