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주변국인 태평양 도서국들에 이어 한국, 일본, 싱가폴, 대만과 ‘트레블 버블(travel bubbles, 여행 재개)’을 논의하고 있다고 호주 언론들이 스콧 모리슨 총리의 말을 인용하며 이번 주 보도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트레블 버블 합의로 16일(금)부터 뉴질랜드인들이 2주 격리 없이 호주의 NSW, ACT(캔버라), 노던테리토리준주(NT)를 방문할 수 있다. 호주인의 NZ 방문은 아직 허용되지 않지만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조만간 규제가 풀릴 것으로 예상한다.

모리슨 총리는 코로나 감염 사례가 거의 없는 태평양 도서국들과 먼저 트레블 버블을 논의하고 다음 차례로 감염 사례가 낮은 아시아 4개국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저위험 국가들과 여행 재개 절차를 논의하지 않을 경우, 언제 정상화가 가능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호주는 내년에도 은둔 국가(a hermit nation)가 될 수 있다. 

ANU의 피터 콜리뇬 교수(Professor Peter Collignon)는 “호주가 뉴질랜드에 이어 감염 확산을 억제하는데 성공한 아시아 국가들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여행 재개를 시작해야 한다. 호주가 2-3년 또는 그 이상으로 은둔 국가로 고립될 수 없다”고 적극적인 논의를 요구했다. 그는 “90%의 효과적인 백신 공급이 이루어질 때까지 2-3년동안 이런 난처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 호주는 한국, 일본, 싱가폴, 대만, 뉴질랜드, 태평양 도서국 대부분들과 여행 재개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13일 호주와 트레블 버블 논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일본 대사관 대변인은 모리슨 총리가 향후 트래블 버블 대상에 일본을 포함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아직까지 한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몬 버밍햄 통상 겸 관광장관은 지난 주말 “유럽 또는 미국 여행은 2021년 백신 개발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리슨 총리는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아시아 저위험국들과 국경 재개 논의 중임을 확인하고 한국 일본 싱가폴 등과 2021년부터 격리 없이(quarantine-free) 여행 재개를 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감염학 전문가들도 현재 모든 해외 여행 금지라는 일방적 규제와는 다르게 여러 나라들에게 다른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며 국경 재개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공존하는 방식을 전개해야지 무조건 국경 봉쇄만 고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10월초 싱가폴은 호주와 베트남을 상대로 7일 자가격리 없이 국경 개방을 발표했다. 싱가폴에 도착한 호주인들은 현장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약 48시간 격리하면 된다. 싱가폴은 뉴질랜드와 브루나이에게도 이미 이런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호주와 한국도 이런 방식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격리없는 방문으로 확대하는 논의를 하도록 촉구한다. 앞이 잘 안보이는 숲에서 길을 만들며 전진해 숲을 빠져나오는 결단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언제까지 은둔 국가 안에서 ‘우물 안 개구리’로 살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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