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개정 청원 2만3천명 서명

흑인 고유 두발을 한 호주인 래퍼 제임스 에마뉴엘

호주 래퍼 자마즈온마즈(JamarzOnMarz)로 불리는 제임스 엠마누엘(22, rapper James Emmanuel)이 학교에서 흑인들의 특이한 헤어스타일에 대한 차별 금지 운동을 전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케냐인 어머니와 스리랑카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엠마누엘은 과거 학창 시절이 즐겁지 않았다. 흑인 본연의 곱슬머리인 ‘아프로헤어(natural afro-textured hair)’ 때문에 친구들에게는 놀림거리가 됐고 학교생활에서도 늘 불이익을 당했다.

그는 “아프로헤어는 흑인 문화와 정체성을 상징한다. 두피를 보호하기 위한 헤어스타일인데 이 때문에 학교에서 항상 지적을 당했다”고 밝혔다.

한번은 케냐로 여행 갔을 때 땋은 레게머리를 그대로 한 채 등교했다. 그러자 바로 불려갔다. 학교 교칙을 강요당했다. 학교 ‘복장 및 두발 규정 위반’일 뿐만 아니라 학교 이미지와도 맞지 않는다며 머리를 당장 풀도록 강요당했다. 그는 “당시 암묵적 위협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의 부모는 아들의 학교생활이 순탄치 않게될까 봐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로스 잭슨 NSW 상원의원(왼쪽)이 제임스 에마뉴엘의 두발 차별 개정 운동을 지지하고 나섰다

NSW 내륙 지방 도시인 오렌지(Orange) 지역에 있는 그의 모교 킨로스 월라로이 스쿨(Kinross Wolaroi School)의 앤드루 패리 교장은 성명을 통해 “최근 아프리카계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의 천연 헤어 스타일을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현행 교칙에서는 특정 헤어를 금기시하진 않지만 남학생들은 머리를 단정히 해야 하고 너무 튀는 스타일이나 염색은 금지한다.

올해 엠마누엘은 흑인 고유의 천연 곱슬머리 차별을 금지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모든 주/준주 교육부의 차별금지법 개정 동참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고 지금까지 약 2만3천 명이 서명했다.

이에 대해 NSW 교육부는 기존의 차별금지법을 언급하며 “어느 학교에서도 인종이나 피부색, 혈통, 출신국 등에 근거해 학생을 차별하는 행위는 법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엠마누엘은 “불과 몇 년 전 내가 학교에 다닐 때도 해당 법률이 있었지만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았다”며 동의하지 않았다.

이 캠페인을 지지하는 NSW 노동당의 로즈 잭슨 상원의원(MLC)은 지난 9월 주의회에서 “현행법이 차별을 받는 학생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조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거나 개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흑인 고유 두발 형태로 이발을 하는 제임스 에마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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