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지역 대상.. 중국 영향력 증대 견제 포석도

피지에 인도주의적 차원의 원조를 해 온 호주 정부

호주 정부가 향후 3년 동안 동남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5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스콧 모리슨 연방 정부는 그동안 바누아투(Vanuatu)와 피지(Fiji) 등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호주 주변 도서국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에 대해 우려해 왔다.    
주요 구호단체들도 “팬데믹 이후 아태 지역 280만명이 하루 불과 $2로 살아가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마리즈 페인 호주 외교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이 '새로운 세계 경제'의 엔진이었다”며 “이 지역의 경제가 바르게 회복해야 호주 경제가 회복되고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태평양 지역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이 호주의 국가 보건과 경제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원조 확대 입장은 지난달 중국이 동남아 5개 국가에 대해 중국산 백신을 우선 지원하겠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호주 정부는 중국 정부의 백신 원조를 외교적 영향력 확대 시도로 인식하고 있다. 

호주는 오랫동안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절대적인 원조 파트너였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차관 제공을 늘려가면서 호주의 영향력이 축소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페인 장관은 “백신 원조은 이미 호주 정부가 추진하는 국제 개발 원조와는 별개다. 태평양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안전한 백신 접종이 가능해지면 이 지역 국가들과 정상적인 여행, 관광, 무역이 더 빨리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주 정부는 이전에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백신 접종을 위해 2,32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5억 달러 지원은 이와는 별개이다.  

월드비전 오스트레일리아(World Vision Australia)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팀 코스텔로 목사는 “태평양 지역에 대한 백신 지원 약속은 근접 지역의 보건과 안보, 안정 및 번영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한 중요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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