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대통령이 되고 난 지난 4년 동안도 전 세계에 드라마 같은 이변을 심심찮게 연출해 주었다. 종종 범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파격적인 뉴스로, 때로  놀라운 기대감과 또 적잖은 실망을 안겨 주기도 했다. 

며칠 전부터 미국 대선의 투표가 시작되었다. 한국을 비롯한 전세게의 신문과 미디어는 온통 미국 대선 이야기로 서두의 헤드라인을 채우고 있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가 대통령직을4년 더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전 부통령)가 새로운 대통령이 될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투표이다. 

트럼프는 북한과 핵 문제로 갈등의 극단을 치닫다가, 극적인 평화 모드로 70년 만에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평화 선언을 하는 영화 같은 연출을 감행 했었다. 앞으로도 그의 돈키호테같은 성향이 우리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엄청나게 큰 만큼 과연 그가 다시  대통령직에 오를 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은 국민이 직접 투표는 하지만  선거인단을 선출해서 승자 독식의 선거인단의 숫자를 확보하는 복잡한 셈법이어서 지금도 막바지 개표가 이루어 지고 있지만 엎치락 뒤치락 아직 누가 확실히 대통령에 오를지 장담할 수가 없다. 지난 밤 일찌감치 승리 선언을 한 트럼프의 진영에 대해, 아침이 밝자마자 바이든 쪽에서도 진전된 몇 개 지역의 선거인단의 확보를 근거로 이제 승리는 완전히 우리 것이라고 호언 장담을 하였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쪽에서는 몇 개 선거 지역과 우편투표의 부정이 있다며 개표를 중단 시키고 소송을 제기했다.  

유럽의 부패한 사회에 환멸을 느낀 청교도들이 기독교 정신으로 일구었다는 민주 국가의 모습치곤 우리의 치졸한 정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기대치 않은 위로를 받는다. 아마 진흙탕 같은 소송전이 이어지면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는 내년 1월이나 되야 대통령이 정해 질 것이라고 진단이 나온다. 

트럼프는 여러 획기적인 일들로 국가 경제를 살리고 전세계를 놀래키는 평화조약을 이끌어 내는 업적을 남기기도 했지만 돌발적이고 자극적인  표현력 때문에 내부의 팀원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오히려 적군으로 돌아서게 하는 사례를 많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와 함께 일했던 각료들 뿐 아니라 같은 당의 고위 정치인들과도 등을 돌리게 하는 일들이, 사소한 스캔들로 분쟁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 뉴스에 우리의 기억을 때마쳐 쇄신하는 스타성을 잃지 않았다. 

초기 개표와 달리 바이든 진영에서 승기를 잡게된 것은 이미 세상을 떠난 알래배마 주를 대표하는 상원의원 이었던 존 매케인 의원이 이번 선거에 살아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매케인을 존경하는 알래배마의 주민들이 상대 당이지만 바이든과 진실한 친구 관계를 유지 했던 그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오히려 바이든을 지지하며 패배를 가져오게 했다고 진단한다. 당연히 내 텃밭이라고 여겼는데 배신의 결과가 산출되고 결국 대세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면 두고두고 후회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권세는 하늘이 세운다는 말처럼, 죽을 고비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왕이 되었던 주몽과 죄인처럼 도망 다니다 결국 위대한 왕이된 다윗을 떠올리게 한다. 신의 섭리가 함께 하는 그들에게는 분쟁과 모함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생명을 담보해야 하는 위기와 배신의 순간들에 놀라우리만치 사람에 대한 미련한 신뢰와 마음의 의로움을 발견하게 한다. 아군을 감동시키고, 오히려 적이 아군이 되게하는 것은 이득실을 따져 쉽게 내 버릴 수 있는 순간들에 한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내면의 진정성의 확인에 있다. 

중세의 조반니 피코 델라(1463-1494)가 봉건 시대의 암흑기에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에 대해 외쳤다. 그의 연설은 타락과 부패와 죄악으로만 정죄된 인간의 모습에서 르네상스(문예부흥)를 태동하게 하고 후에 계몽주의 시대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변화시킨 위대한 각성이 되었다. 역사를 주관하는 신의 관심은 끊임없이 신의 존엄을 닮은 피조물의 생명의 회복에 있다. 비록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이지만 신은 그의 영원에 속한 신적 신비를 우리에게 담아 두셨다.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그가 이 시대에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인생이 에덴의 평화를 가득 누리게 하려는, 신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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