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노동법 ‘긱 이코노미’ 종사자 ‘사각지대’ 방치
피고용인 아닌 ‘독립하청근로자’.. 일체 혜택 없어 

9월 시드니 제트랜드에서 음식을 배달하던 중 교통사고로 숨진 헝그리 판다의 배달원 시아오준 첸(Xiaojun Chen)

최근 3개월 동안 음식 배달 일을 하다가 3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했지만 산재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지난 9월 헝그리 판다(Hungry Panda)의 배달원 시아준 첸 (Xiaojun Chen)과 우버 이츠(Uber Eats)의 데데 프레디 (Dede Bredy)가 배달 중 사고로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어 지난 주에도 도어대쉬(DoorDash) 배달원 초우 카이 쉬엔 (36, Chow Khai Shien)이 일을 하던 중 사망했다.

이들은 이른바 ‘긱 이코노미(gig economy) 근로자들’로 호주에서 피고용인(employees) 대우를 받지 못한채 '독립하청근로자(independent contractors)'로 분류된다. 이는 업무 중 사망하더라도 배달 업무를 준 기업으로부터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는 의미다.

숨진 남편의 장례를 위해 시드니를 방문한 중국인 첸의 미망인 리홍 웨이(39, Lihong Wei)의 증언은 ‘상황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웨이의 남편 첸(45세)은 5주 전 음식 배달 중 제틀랜드 (Zetland)에서 버스와 그의 오토바이가 충돌한 사고로 사망했다. 웨이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내게 최우선은 남편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유골을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지금은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첸은 그 동안 호주에서 번 돈을 중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해 왔는데 남편의 사망으로 당장 모든 가계 수입이 끊어지게 된 상황이다. 

헝그리 판다 대변인은 보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웨이의 비행기편과 숙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헝그리 판다는 보상에 대한 법적 의무는 없다.

시아오준 첸의 아내 리홍 웨이가 중국에서 남편의 장례를 위해 시드니를 방문했다

웨이는 “모든 배달원 뒤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며 그들이 나르고 있는 것은 가족의 희망이다. 사람들이 배달원들에 대해 더 큰 존중과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NSW 의회는 청문회를 열고 배달업 종사자들에 대한 사고 보상, 은퇴 연금 및 안전 보장에 대한 법률 제정이 필요한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청문회 의장인 다니엘 뭉키 야당 재무담당의원는 “긱 이코노미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 근로자 보상법(worker’s compensation laws)이 긱 이코노미에 적합하지 않아 사망 사고에도 보상을 전혀 받을 수 없는 모순이 생기고 있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헝그리 판다 음식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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