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 안녕하세요? 오늘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 보겠습니다. 우선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 무엇일까요?
P : 각 나라의 문화유산 중에서 뛰어난 것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거지요.
T : 네, 맞습니다. 그럼 유네스코에 등록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L : 궁궐이랑, 불국사요.
A : <조선왕조실록>, <동의보감>, <난중일기>도 기록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어요. 예전에 허준에 대해서 배우면서 얘기해 주셨어요.
T : 네. 일일이 열거하자면 더 많지만, 우선 오늘은 ‘온돌’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어 보겠습니다.
H : 우리나라 온돌도 세계문화유산인가요?
T : 사실 2014년에 우리나라에서 ‘온돌’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한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중국의 거센 항의가 있었습니다.
A : 아...그 기사를 얼핏 읽은 거 같기도 하네요. 중국이 자신들이 먼저 온돌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던 거 같아요.
T : 그래서 오늘은 조선의 온돌이 중국의 온돌과 어떤 면에서 비슷하고, 다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사진으로 살펴보겠습니다.

L : 왼쪽이 우리나라 온돌이네요. 아궁이에 불을 때면 그 따듯한 기운이 구들장으로 가서 온 방을 따듯하게 덥히는 거죠. 
A : 그리고 연기가 맨 오른쪽에 있는 굴뚝으로 나가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H : 그럼 오른쪽 사진이 중국의 온돌인가요? 이 사진을 보면 중국 온돌은 방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인거 같은데요.
P : 그러게요. 마치 우리나라 돌 침대처럼 생겼어요.
L : 돌 아래에 아궁이처럼 생긴 네모난 구멍이 있어요. 거기에서 불을 때는 거 같아요.
T : 자세히 잘 살펴보셨습니다. 중국식 온돌은 ‘캉’이라고 부릅니다. 이 캉은 아까 말씀하신대로 우리나라 돌 침대랑 아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벽 쪽에 시멘트를 무릎 높이만큼 쌓아 올리고, 아래에 있는 작은 구멍에서 장작을 넣고 불을 때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P : 그런걸 보면 중국이 온돌이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도 이해가 되네요. 우리나라 온돌이랑 아주 비슷해요. 다만 중국 온돌이 크기가 작아서 빨리 데워질 것 같긴 해요.
T : 아주 좋은 지적을 해 주셨습니다. 사실 조선의 선비들이 청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중국식 온돌에 대해서 언급한 기록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혹시 지난번에 배우셨던 연암 박지원을 기억하십니까?
A : 네! 그 중국 여행 중에서 똥이 최고라고 했던 사람이죠?
T : 네, 맞습니다. 연암 박지원이나 담헌 홍대용, 초정 박제가 등 중국을 방문하고 그들의 앞선 문물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했던 선비들을 ‘북학자’라고 부릅니다. 한 일화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조선의 사신들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에 도착하려면 대략 2달 반 이상이 걸립니다. 긴 여정 중에 피곤에 찌든 사신들이 중국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아마도 뜨듯한 방바닥에 몸을 지지면서 쉬는 거였겠죠. 그런데 역관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방에서 쉬고 싶다는 뜻을 몸짓 발짓으로 전달하면서 “방이 어디 있소?”라고 아무리 물어도, 그들은 한쪽 구석에 있는 높은 바닥을 가리키며 “이게 방입니다.”라고 대답했어요. 역관을 통해서 설명을 들어보니, 바로 방 한 켠에 만들어진 ‘캉’이 누워서 쉴 공간이라는 거죠.
H : 그런데 캉은 굉장히 효율적이게 생겼어요. 그럼 나머지 방 안에서는 신발을 신고 다니나요? 호주사람들도 신발을 신고 다니다가 침대에서만 벗는 사람도 있잖아요.
P : 맞아요. 여기 사람들은 집에 뭐 고치러 와도 신발을 잘 안 벗어요. 처음에 한국에서 막 왔을 때는 그게 너무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T : 중국 청나라 사람들은 캉 위에서 쉴 때만 신발을 벗고, 나머지 공간에서는 신발을 신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캉 주변에는 화로도 있고, 물 항아리도 있어서 추운 겨울에 여자들이 부엌을 드나들며 일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A : 그 점은 너무 좋네요. 조선시대 여자들은 추운 겨울에 손이 곱도록 개울에서 빨래도 하고, 일이 많았잖아요.
L : 그런데 장단점이 다 있는 거 같아요. 우리나라는 방 전체가 온돌로 되어 있으니 방문을 닫으면 아늑하고 따듯하잖아요. 그런데 중국의 캉은 웃풍이 있을 거 같아요. 캉 위에만 따듯하고, 나머지 실내는 조금 추울 것 같기도 하고요.
P : 그리고 위생 면에서도 다를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실내와 실외가 구분이 되어 있지만, 중국 캉은 실내에서도 신발을 신고 다녀야 하니까요. 
H : 안전을 따져보면, 중국 온돌이 조금 위험해 보이기도 해요. 실내에서 불을 때면 연기가 직접 사람들의 호흡기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우리 젊었을 때, 겨울에 연탄가스 마시고 죽는 사람들도 많았거든요.
A : 그렇네요. 연탄가스 사고 나면 동치미 국물 먹이고 그랬죠. 
T : 네, 적절한 비교를 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조선의 온돌과 중국 청나라의 온돌을 한 번 비교해 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천영미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