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권 4년 오랜 전통 미디어 급성장 아이러니
“여론조사 또 틀려.. 예측 효용성 없어”

2020년 미 대선은 올해 가장 많은 이슈를 남기고 있는 뉴스 중 하나이다. 선거 캠페인만큼 흥미로웠던 점은 미디어(전통적인 언론 매체와 소 미디어 플랫폼 모두)가 선거 이슈를 어떻게 다루었는가 하는 점이다.
선거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서 선거를 훔치고 있다는 근거 없는 비난을 쏟아낼 때 ABC, CBS, NBC 등은 방송을 중단하기도 했다. 트위터 등 인터넷 플랫폼들도 부정선거와 불법 개표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돌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고하며 트럼프와 대척점에 섰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며 미디어 비평가인 벤 스미스는 시드니모닝헤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미 대선과 미디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거짓 정보 문제는 트럼프 시대 가장 큰 이야기 거리였다. 전통 미디어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거짓 정보 유통 문제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잘못된 정보에 대처하는 소셜 미디어와 전통 미디어들의 태도는 매우 정교(sophisticated)해졌다. 때로 이들은 지나치나 싶을 정도로 거짓 정보에 철저히 대처해 왔다. 폭스(Fox)를 포함한 주류 미디어들은 대부분 선거판 자체를 손상시키려는 잘못된 주장들을 아예 무시해 왔으며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은 공격적으로 거짓 정보를 차단해 왔다. 결과적으로 선거 기간동안 언론과 SNS 자체를 통한 문제는 큰 이슈가 아니었다. 다만 트럼프 가족과 협력자들이 SNS를 통해 이번 선거가 불법적이라고 주장한 것은 지지자들 일부를 설득했을 수 있다.”
 
폭스뉴스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애리조나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 놓은 후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층이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k) 뉴스 코프 회장에게 직접 이를 항의하는 전화를 했다는 루머가 있었다. 미국 사회는 머독의 정치 영향력을 어떻게 보는가? 
“많은 미국인들은 머독을 ‘우파 포퓰리즘’을 가능케 한 핵심 세력으로 보는데 이는 사실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뒤에서 정치판을 주무르는 숨은 지도자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사실이 아니다. 그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규제가 바뀌도록 정부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투표가 시작된 이후에는 트럼프를 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요 미디어들이 여전히 주류 미국인들과 접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론조사 예측이 틀린 것은 맞다. 나는 미디어가 소수 그룹안에서 동작하는 다이나믹(역동성)을 놓쳤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언론들이 생각하듯이 그렇게 동질적인 집단이 아니었다.”

여론조사가 또 틀렸다. 이에 대해 언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실제로 엉망진창(mess)이었다. 여론조사의 한계를 깨닫고, 선거 결과 예측을 내 놓는 대신 그저 추이를 이해하는 정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언론 매체들은 트럼프 시대 광기의 덕을 톡톡히 봤다. 당신은 이러한 현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다만 뉴욕타임즈 등 미국 언론들은 디지털 구독으로 전환하면서 이득을 본 부분도 있다. 지난 4년 동안 뉴욕타임즈의 연간 온라인 매출은 두 배 증가해 8억 달러가 되었으며 디지털 구독자는 5백만 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이들 전통 매체와 각을 세운 것이 오히려 구독자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편집자 주)  

지난 4년 동안 오랜 전통을 가진 미디어가 부활하는 동안 버즈피드(BuzzFeed)나 허프포스트(HufffPost)와 같은 뉴스 포털은 약세를 보였다. 이러한 현상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트럼프가 보여준 강박 관념으로 인해 전통 미디어 브랜드의 가치가 상승했다. 그러나 인터넷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일부 온라인 매체는 여전히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폭스뉴스나 뉴욕포스트(New York)와 같은 머독 소유의 보수적인 매체들의 영향력은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큰 가?
“폭스는 엄청나게 강력하다. 미국 우파의 유일한 진짜 정치 조직이지만 끼치는 힘의 범위는 크지 않다고 본다.”

앞으로도 트럼프가 언론의 주요 관심 인물이 될 것인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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