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학계서 ‘과거 언행, 성추문 등 증언’ 쇄도
포터 “2017년 해프닝 내용 완전 허구” 반박  

9일 A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포 코너스〉를 통해 지난 2017년 여성 당직자와의 부적절한 행동이 폭로된 크리스천 포터 법무장관은 과거에도 성차별적 말과 행동을 빈번하게 일삼았다는 여러 증언이 나오면서 여성에 대한 시각 자체에 문제가 있으며 법무장관의 자질론이 공격을 받고 있다. 

2017년 캔버라 바에서 포터의 부적절한 행동을 계기로 자유당은 의원과 당직자 사이의 ‘성관계 금지(bonk ban)’  규정이 만들어졌다. 바나비 조이스 전 부총리(국민당 대표)의 외도로 인한 가정 파탄 스캔들도 한 몫 했다. 알란 텃지 이민장관대행 겸 인구장관의 자유당 당직자(여성)와 혼외 정사 문제가 방송에서 폭로되자 텃지 장관은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서호주 검찰청에 근무 당시의 크리스천 포터 법정변호사

ABC 탐사취재팀에 따르면 포터 장관은 오래 전부터 여자 문제가 있었다. <포 코너스>가 접촉한 전현직 당직자, 의원, 법조계 인사들 중 상당수가 포터 장관의 부적절한 행동을 자진해서 밝혔다.

캐슬린 폴리(Kathleen Foley) 법정변호사(barrister)는 16세부터 포터에게 토론 지도를 받았고 서호주대학에 함께 근무했고 포터가 서호주 검사였을 때 서호주 변호사였다.
폴리 변호사는 "포터가 여성에 대해 말하는 방식을 볼 때 나는 그를 뿌리 깊은 성차별주의자(sexist)이자 여성 혐오주의자(misogynist)로 인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포터에게 여성들은 농담과 조롱의 대상으로 취급됐다. 포터가 여성을 대하는 방식은 작업을 걸거나 아니면 조롱하는 것이었다. 특히 여성의 외모에 대해 놀리기를  좋아했다.”

캐슬린 폴리 법정변호사

서호주대학에서 10년간 공부하며 법대 강사로도 일한 포터 장관은 법대 잡지인 브리프스(Briefs)에 많은 글과 논평을 게재했다. 20대 중반에 쓴 그의 글을 보면 상스러운 표현(off-colour)이 많았다. 포터는 24살 때 ‘변호사는 잘 차려 입은 매춘부일 뿐’이라는 토론 주제에 대해 쓴 글에서 여성 성기를 암시하는 표현을 썼고 상대방에 대해 “헬렌 켈러도 그보다 잘 할 것”이라고 언급해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경시 태도를 드러냈다.

대학생 술집순례대회(pub crawl)에 참가한 여대생들을 ‘영계(chick) 팀’이라고 부르며 조롱한 포터는 “이 여성팀들이 성취한 것이라곤 그들 모두 몹시 과장되게 볼록한 몸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뿐”이라고 힐난했다.

대학 졸업 후 포터는 클레오(Cleo) 잡지가 주관한 ‘1999년  올해의 남편(Bachelor of the year)’ 후보로 선정됐다. 여성에게 불러 주고 싶은 세레나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퀸(Queen)의 ‘누군가 또 흙을 씹었다(Another One Bites the Dust)’라는 곡목을 인용했다. 이 노래는 폭력, 죽음, 복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포터(28세)는 자화상을 그려 달라는 잡지사의 요청에 막대 형상의 사람 그림에 커다란 성기를 그려 넣어 결국 잡지에 실리지 못했다.

 

1999년 클레오 매거진이 게재한 크리스천 포터 장관의 당시 사진

폴리 변호사는 “포터 장관은 30대에도 변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가 했던 말을 잊을 수 없다. 다시는 몸무게 50kg이 넘는 여성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전에 만난 여성은 충분히 말랐지만 가슴이 충분히 크지 않았다라는 불평을 했다”라고 회고했다.

폴리 변호사는 “법무장관이 여성관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심각한 일이다. 법체계가 공유하는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이 법무장관이라면 전체 법체계의 기반을 약화시킨다. 법 앞에 평등과 차별 없음은 우리 법체계의 필수적 부분이다. 그래서 포터처럼 여성을 경시하는 사람이 법무장관 직책에 있는 것은 내게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포 코너스>가 인터뷰한 서호주대학 졸업생들은 “포터 장관이 강사였을 때 여학생에 대한 성적 발언을 자주했고 강의 자료에 불필요하게 폭력적이며 선정적인 사진들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정계 진출 후에도 그의 행실에 대한 우려는 계속됐다. 포터 장관은 2017년 공공장소에서 여성과 함께 술에 취해 부적절한 행동을 해 턴불 전 총리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녹색당의 사라 핸슨-영(Sarah Hanson-Young) 상원의원은 “한 여성 당직자가 포터 장관과 합의된 성 관계를 맺은 뒤 처한 상황에 대해 매우 괴로워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한 일이 있었다”라고 <포 코너스>에 말했다.

알란 텃지 이민장관 대행과 혼외 정사 관계를 고백한 전 자유당 당직자 레이첼 밀러(Rachelle Miller)는 장관들과 당직자들 사이에 ‘중대한 권력의 불균형(significant power imabalnce)’이 존재한다. 내가 의회를 떠나 민간 부분에서 일한 2년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행동들은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일 반박 성명을 통해 방송 내용을 부인한 크리스천 포터 법무장관

9일 <포 코너스> 방송 이후 포터 장관은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대학시절에 썼던 글에 대해 사과했지만 대다수 의혹은 부인했다. 또한 핸슨-영 상원의원의 주장과 <포 코너스>의 2017년 바 사건의 묘사는 ‘완전히 허위(totally false)’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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