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내 무역량 전세계 30%, 인구 1/3 차지
문 대통령 "다자주의 회복에 기여"
미국의 대중포위 노력 속 한·일·호주와 경협 틀 마련

스콧 모리슨 총리가 15일 RCEP 협정에 서명했다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이 출범한다. 

15일(호주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10개국(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포함)과 호주, 한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등 15개국 정상들은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에서 협정문에 최종 서명했다. 

각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최소 6곳의 아세안 회원국, 3곳의 비아세안 회원국이 비준해야만 협정이 발효된다. 세계 2위의 인구 대국 인도가 막판 중국과 국경 분쟁으로 관계가 악화되면서 빠졌지만 RCEP 참가국의 무역규모, 인구(22억명), 총생산(미화 26조2000억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계 30%에 달하는 메가 FTA다. 최종 서명은 2012년 11월 인도를 포함한 16개국이 협상 개시를 선언한 지 8년 만이다. 

미국의 중요한 아태 지역 동맹인 한국, 일본, 호주 3국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RCEP 체결이 중국에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년 연속 아세안 미팅에 불참했다. 

사이몬 버밍햄 호주 통상장관

15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포함한 15개국 정상들의 서명 후 사이몬 버밍햄 호주 통상장관은 “두 가지 실제 혜택이 있다. 하나는 호주 농부들과 수출업자들이 15개 회원국들에 걸쳐 보다 공통적인 규칙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호주의 서비스 수출산업이다. 금융, 은행, 노인복지, 보건서비스. 교육, 설계, 엔지니어링 등 새로운 시장 성장 가능성이 열렸다”고 환영했다. 버밍햄 장관은는 최근 중국의 대호주 수출 품목에 대한 잇따른 규제 확대와 관련해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규제 당국이 호주와의 교역에 제동을 건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호주와 중국이 RCEP 협정 파트너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의제발안을 통해 "코로나19 도전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다자체제 위기 앞에서 젊고 역동적인 아세안이 중심이 되어 세계 최대 규모 FTA를 체결하게 됐다"며 "RCEP가 지역을 넘어 전 세계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질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RCEP는 참여 인구가 가장 많고 회원 구성이 가장 다원적일 뿐만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자유무역구“라면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승리"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RCEP를 통해 무역 통로를 다변화하려고 시도해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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