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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8년 걸린 ‘RCEP 협정’ 서명호주•NZ•한중일•아세안 15개국 참여
고직순 기자 | 승인 2020.11.19 15:16

‘세계 최대 FTA’ 탄생 기대감 불구
향후 2년 절반 이상 비준해야 효력 발생
역내 무역량 전세계 30%, 인구 1/3 차지
중국 거부감, 국가별 다른 이해관계 등 걸림돌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이 출범한다. 

15일(호주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10개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폴, 태국, 베트남)과 호주, 한국, 일본, 중국, 뉴질랜드 등 15개국 정상들은 화상으로 열린 RCEP(알셉) 정상회의에서 협정문에 최종 서명했다. 

세계 2위의 인구 대국 인도가 막판 중국과 국경 분쟁으로 관계가 악화되면서 빠졌지만 RCEP 참가국의 무역규모, 인구(22억명), 총생산(미화 26조2000억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계 30%에 달하는 메가 FTA다. 최종 서명은 2012년 11월 인도를 포함한 16개국이 협상 개시를 선언한 지 8년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3년 연속 아세안 미팅에 불참했다. 미국은 불참했지만 미국의 중요한 아태 지역 동맹인 한국, 일본, 호주 3국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RCEP 체결이 중국에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15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포함한 15개국 정상들의 서명 후 사이몬 버밍햄 호주 통상장관은 “두 가지 실제 혜택이 있다. 하나는 호주 농부들과 수출업자들이 15개 회원국들에 걸쳐 보다 공통적인 규칙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호주의 서비스 수출산업이다. 금융, 은행, 노인복지, 보건서비스, 교육, 설계, 엔지니어링 등 새로운 시장 성장 가능성이 열렸다”라고 환영했다. 버밍햄 장관은 최근 중국의 대호주 수출 품목에 대한 잇따른 규제 확대와 관련해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규제 당국이 호주와의 교역에 제동을 건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호주와 중국이 RCEP 협정 파트너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스콧 모리슨 총리롸 사이몬 버밍햄 통상장관

문재인 대통령은 의제발언을 통해 "코로나19 도전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다자체제 위기 앞에서 젊고 역동적인 아세안이 중심이 되어 세계 최대 규모 FTA를 체결하게 됐다"며 "RCEP가 지역을 넘어 전 세계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질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RCEP는 참여 인구가 가장 많고 회원 구성이 가장 다원적일 뿐만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자유무역구“라면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승리"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RCEP를 통해 무역 통로를 다변화하려고 시도해왔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의제발언을 하고 있다

참여국 과반 이상 비준.. ‘산 넘어 산’ 예상

15개국이 체결한 RCEP은 최소한 6곳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3곳의 비아세안 회원국이 비준해야만 협정이 발효된다. RCEP은 마지막 비준국이 아세안 사무국에 통보하면 그로부터 60일 이후에 발효된다. 발효시한인 2022년 1월 1일에 맞추려면 서명국들은 2021년 11월까지는 비준을 마쳐야한다.

RCEP은 아세안의 제안으로 논의가 시작됐지만 아세안 10개 회원국 내에서도 입장이 갈린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는 비준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서명국 내 '중국에 대한 저항감' 등이 각국의 비준 과정에서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의 국가에서는 새로운 FTA 체결에 대한 망설임이 RCEP 비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호주, 한국, 일본에서는 중국에 대한 저항감이 있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닉 마로 애널리스트는 특히 호주가 중국과 무역분쟁을 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국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호주 내에 퍼지면서 RCEP 비준 과정은 매우 험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일본 역시 양국 간 오랜 무역분쟁을 겪고 있고, 양국 모두 최근 몇년간 중국과의 관계가 흔들리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비준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CEP(알셉) 합의' 주요 내용은?
1만5천 페이지의 합의 중 약 90%는 물품과 서비스 관세 감축에 관한 것이다. 투자, 경제 및 테크놀로지 협력, 전자상거래(e-commerce)의 새 규칙, 지적 재산권 등도 포함됐다. 

각국의 비준을 거쳐 최종 합의가 된다면 호주 정부는 다음과 같은 혜택을 예상한다:
* 15개 RCEP 시장 동일 규칙의 관세 인하  
* 세관 절차 등 비관세 장벽 제거 
* 투자 확실성 강화와 전자상거래 새 규칙 제정 
* 지적재산권 규칙의 동일 적용, 신규 원산지 규정 합의 

모리슨 총리는 “코로나 불황으로부터 호주 경제 회복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호주 일자리의 20%가 교역에 의존한다. RCEP이 최종 합의되면 호주인의 일자리 지원, 수출 기회 확대, 강력한 공급망으로 개방 지역 확보 등 호주 교역 정책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존스 홉킨스대 마이클 플러머 국제경제학 교수는 RCEP 경제에서 창출되는 소득의 90%와 무역의 88%를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RCEP이 각 회원국 국내총생산(GDP)의 0.2%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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