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 “지역사회 영향 우려” 전면 철거
에반스 “그림에 담긴 기호 의미 몰랐다” 사과 

울워스와 콜스, 타겟, 케이마트 등 대형 마트들이 백인우월주의 두둔 논란을 일으킨 호주 스타쉐프 피트 에반스(Pete Evans)의 제품을 매장 진열대에서 일제히 철거했다.

에반스는 16일 본인의 SNS에 신나치주의와 백인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삽화를 올려 논란이 됐다. 애벌레와 나비가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만화인데 나비의 날개엔 ‘검은 태양’ 기호가 그려져 있고 애벌레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다. 검은 태양은 나치를 상징하는 기호로 작년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기 난사범의 배낭에도 새겨져 있었다.

콜스는 “우리는 안전하고 포용적인 근무 및 쇼핑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에반스의 발언이 지역사회에 끼칠 영향을 우려해 피트 에반스와 계약을 맺은 납품업체의 제품 소량을 제외하고 그와 관련된 모든 제품을 진열대에서 내렸다”고 밝혔다. 울워스와 케이마트, 빅더블류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에반스는 논란이 커지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내가 올린 게시물을 잘못 해석한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내가 증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앞으로는 글을 쓰기 전 기호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하겠다. 이 기호는 모든 이의 가슴 깊이 울려 퍼지길 바란다”라며 큰 무지개색 하트 이미지를 함께 올렸다.

이번 논란은 퀸즐랜드 보건부가 피터 에반스의 ‘헬시 애브리데이’ 레이블 자메이카 소스(Healthy Everyday Jamaican Simmer Sauce)에 대한 긴급 리콜을 발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 4월에는 바이오차저(BioCharger)라는 기기를 두고 코로나바이러스를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등의 허위 광고를 해 호주식약청(TGA)으로부터 2만5,2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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