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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브릿지]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
황현숙 (객원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26 14:47

11월의 중순 즈음에 접어들면 미디어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크리스마스’가 아닐까 싶다. 올 크리스마스에는 별다른 이벤트 없이 성탄 전야와 성탄 미사만을 경건하게 성당에서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썰렁하기만 했던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진정한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주기를 기다리는 마음이다. 지난 연말 무렵, 소나기가 쏟아지던 한여름 밤에 재즈 기타연주를 들으며 동료들과 함께 했던 그런 축제의 날을 언제 또다시 만날 수 있을는지. 좋은 뉴스만 들으며 살 수 없는 세상이지만 가끔씩은 빛처럼 우리 주위를 환하게 만드는 따뜻한 소식도 전해진다.  
 
오늘 아침뉴스에 소개된 젊은 소방대원의 미담은 나의 하루를 훈훈한 온기로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며칠간 드세게 쏟아진 비로 인해서 하수구에 쓸려 내려간 어린 고양이를 지하 하수구에 내려가서 구조해내는 모습이 뉴스시간에 방영되었다. 구조한 아기 고양이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며 기뻐하는 젊은 소방대원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빛나 보였다. 방송 진행자는 그 소방대원을 향해서 “그대가 영웅입니다”라며 감동스러워 했다. 사랑을 베푸는 일에 대해서는 크고 작음의 잣대는 결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밝히는 열세개의 이야기’ 라는 책에 소개된 실제 있었던 일들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내가 소리 없이 베푼 작은 자선은 보는 사람에게도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해준다.     

# 첫 번째 이야기: 어떤 낯선 사람이 길거리에 세워져있던 자동차의 깨진 유리창 사이로 빗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유리가 깨어진 부분에 예쁜 색종이를 붙여놓았다. 그 낯선 이는 “당신의 차가 젖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라는 메모를 남기고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현대인들도 때로는 남의 불행에 무관심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 두 번째 이야기: 교통사고로 다리를 절단하게 된 개를 치료했던 수의사에게 개 주인의 어린 손녀가 서툴게 쓴 감사의 카드를 보내왔다. 
" 내 강아지의 다리를 고쳐주어서 고맙습니다. 비록 그 개는 다리가 세 개뿐이지만... ."   그 수의사는 " 내가 왜 치료를 하는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준 일이었다.” 라면서 자신이 하는 일의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다. 
- 보답과 감사는 우리 생활에 적절하게 필요한 영양제 같은 것이라고 여겨진다.-

# 세 번째 이야기: 비가 퍼붓는 거리에서 혼자 앉아있는 몸이 불편한 홈리스 노인에게 어느 여자가 우산을 받쳐 들고 계속 서있어 주는 장면을 목격했다. 
길 건너편에 세워져있던 천막 안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구경꾼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 나와 너, 우리 모두는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살 때가 많다. 머뭇거릴수록 결정은 더 어려워지는 법이다.- 

사랑을 나눈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가장 으뜸가는 아름다운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해내지를 못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의 가슴은 단단한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간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것은 우리들의 마음이 그만큼 삭막해져서 부드러운 생명의 싹이 제대로 움트지 못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어느 공간, 어느 시간 속에 서 있을까. 그리고 지금의 세상은 어디로 향해서 가고 있는지 정말 궁금해진다. 내가 가진 두 개 중에서 하나를 내 이웃과 나눠야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만약에 내가 열네 번째의 감동적인 사연을 만드는 주인공이 된다면 정말 멋진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하루를 긍정적인 생각으로 시작하면 남은 시간도 즐거워지는 법이다.  

인간 비타민이라 불리는 가수 이수현의 맑은 목소리를 들으면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을 수 있다. ‘레몬트리’ 라는 노래를 들으면 새콤달콤한 하루를 시작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왠지 통통 뛸 듯한 생기가 풍겨 나오는 듯하다. 

“ 또 아침이 오는 그 소리에 난 놀란 듯이 바빠져야 하겠죠. 또 무언갈 위해서 걸어가고, ~~ ~ 나의 마음을 상쾌하게 할 거야.”라는 가사가 참 좋다. 음악은 늘 마음의 치유자가 되어주고 위로자가 되어준다. 힐링이 필요한 나날들이다. 

북미 인디언인 체로키 부족은 11월을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그 말의 의미는 사색을 하면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충고로 받아들인다.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는 삶에 대한 해답이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나는 내가 태어난 달 11월에 걷는 산책길과 사색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우리의 인생이 결정된다.’는 말을 가슴 안에 깊이 새기면서..

황현숙 (객원 칼럼니스트)  teresacho737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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