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 ‘아프간 주둔 호주군 범죄’ 맹비난
러시아 “세계 무대에서 호주 신뢰 깨져” 

중국 외교부가 아프간 주둔 호주군의 불법 행위를 비난하며 이용한 호주군의 아동살해 가짜 이미지. 중국 외교부가 새끼 양을 들고 있는 아프간 아동(얼굴 가림)을 호주군이 죽이려는 가짜 이미지를 만들어 호주군 비난에 활용했다

호주 특수부대가 아프가니스탄 작전 수행 중 최소한 39건의 불법 살인을 저질렀다는 브레레튼 보고서 (Brereton report)가 나온 후 중국과 러시아가 호주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지난주 자오 리지안(Zhao Lijian)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호주 군인들의 행동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들 서방 국가들이 항상 외치고 있는 인권과 자유의 위선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비난했다.이어 한 주 후인 11월 30일에는 호주 군인이 아프간 아동을 살해하려는 듯한 모습을 담은 잔인한 컴퓨터 합성 이미지를 트윗에 공유하며 “아프간 민간인 및 포로에 대한 호주군의 살인 행위에 충격 받았다”고 공세 강도를 높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 한 명인 자오 리지안

리지안 대변인이 공유한 컴퓨터 이미지 속에는 새끼 양을 들고 있는 아동의 목에 피 묻은 칼을 들이 대며 웃고 있는 호주 군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이의 얼굴은 푸른 천으로 덮여 있는데 그림 하단부에는 “Don’t be afraid, we are coming to bring you peace!(두려워마라, 우리는 네게 평화를 가져다주려고 온 거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그림은 호주 특수부대원들이 탈레반 동조자로 의심되던 아프간 소년 2명의 목을 베었다는 소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호주 정부 조사에서는 확인된 바 없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스콧 모리슨 총리는 중국 외교부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거부했다. 

러시아도 브레레튼 보고서 관련하여 호주에 대한 비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마리아 자카로바(Maria Zkharova)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주말 언론 브리핑에서 “(브레레튼 보고서 내용이) 정말 충격적인 보도”라며 “호주 당국이 그러한 범죄를 저지른 모든 군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세계 무대에서의 호주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규정에 의한 세계 질서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 호주 정부의 진짜 의도를 재평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호주에 대한 중국, 러시아의 공격은 최근 경색된 외교 관계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호주 양국의 관계는 호주 정부가 코비드-19 기원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공개 요구하고 홍콩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서 더욱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러시아와 호주의 관계는 2014년 298명의 승객을 태운 말레이시안 항공 MH17편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에서 미사일애 맞아 격추된 후 특히 경색되어 왔다. 당시 항공기에는 호주인 39명이 타고 있었으며 탑승자 전원 사고로 사망했다.

한편 아프간 파병 호주(2009~2016년)의 불법행위를 조사한 폴 브레레튼 (Paul Brereton) NSW 법관은 지난 11월 19일 39건의 불법 살인 행위와 관련된 전현직 호주군(특전사 SASR 소속) 병사 19명을 연방경찰 (AFP)에 수사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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