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제가 2020년 들어 처음으로 7-9월 분기에 플러스(3.3%)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1-6월 2개 분기동안 경제 위축으로 30년 만에 처음으로 불황(recession)에 빠졌다.
GDP 성장으로의 반등에는 7.9%의 가계 지출(household consumption) 증가가 한 몫 했다. 가계 지출은 호주 경제에서 60%를 차지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록다운 기간이었던 4-6월에는 12.5% 폭락했다. 

플러스 성장률로 호주 경제가 기술적으로는 불황을 탈피했다. 텍스북에 정의된 불황을 벗어났다는 의미다. 그러나 필립 로우 중앙은행 총재의 설명대로 경제 회복은 산업별로 고르지 않을 것(uneven)이며 진정한 회복은 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장 중요한 지표인 실업률은 최소 2년 정도의 기간이 지나야 코로나 사태이전(5% 선)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0년대 불황 당시 경제가 1.4% 위축됐었다. 이후 실업률 정상화에 거의 10년 걸렸다. 2020년 전반기 불황은 이보다 훨씬 심각했다. 4-6월 GDP가 7% 하락하며 역대 분기별 최악을 기록했다. 9월까지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3,8%다. 회복에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OECD는 호주 경제 성장률을 2020년 3.8%, 2021년 3.2%, 2022년 3.1%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올해 6.8%에서 2021년 7.9%로 악화된 후 2022년 7.4%로 예측했다. 
호주 재무부와 중앙은행은 실업률이 올해 8%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통계국(ABS)의 공식 실업률인 약 7%는 일자리유지 보조금(JobKeeper wages subsidy)을 받는 150만명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거의 11%가 불완전 고용(underemployed) 상태에 있다. 일을 더 하고 싶지만 풀타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상태란 의미다. 최악의 피크 때보다는 줄었지만 불황 기간 중 여전히 높다.

ABS와는 다른 방식으로 집계하는 로이 모건(Roy Morgan) 통계에 따르면 11월 실업 인구가 168만명이며 실업률은 11.9%(-0.9%)다. ABS 실업률과 4% 격차를 보인다. 
이 수치 외 128만명(노동력의 9.1% 해당)이 불완전 고용 상태(under-employed)에 있다. 파트타임을 하면서 풀타임 일자리를 찾고 있는 수치다. 결과적으로 이 두 수치를 더하면 296만명(노동력의 21%)이 실업 또는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다는 의미다. 10월보다 약 18만명 줄었다. 노동 인구 5명 중 1명이 이런 상태에 있는 셈이다.
 
경제에서 고용이 중요한 이유는 설명이 불필요하다. 일자리가 없으면 지출을 할 수 없고 채무 상환도 당연히 어려워진다. 은행의 코로나 모기지 상환 유예도 곧 종료된다. 홈론과 사업 대출 상환 불능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정부의 코로나 경기부양안이 종료되는 2021년 전반기가 호주 경제의 내구성을 평가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비아이에스 옥스퍼드경제연구소(BIS Oxford Economics)의 사라 헌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호주 GDP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말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021년 후반경이 되야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많은 사업체들이 소비 수요 증가를 확인하기 이전 투자나 고용을 늘리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호주중앙은행의 보조를 받는 중소기업 대상 저금리의 사업 대출 권유도 침체 상태에 있다.  

영국이 미국에 앞서 화이저 백신을 가장 먼저 승인한 것처럼 코로나 백신 공급이 예상보다 빨라진다면 해외 여행 재개, 글로벌 경제 확대 효과로 호주의 경제 회복도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대파국에서 진정한 경제 회복은  결국 일자리 증대를 통한 정상화가 언제쯤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일 것이다. ABS 실업률로는 약 5%, 로이 모건 실업률로는 약 8% 선으로 회복되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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