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감염 억제 성공.. 경제 성장 재시동 
   
단독주택 오름세, 아파트 소폭 하락
내년 ‘매도인 시장’ 전환 추가 상승 전망  

1930년대 경제대공황 이후 코로나 사태가 초래한 최악의 경제 불황(corona virus recession) 속에서도 호주 주택가격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호주 집값이 최소 10%에서 20%, 일부는 30%선까지 폭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호주 집값의 저력은 경제전문가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듯하다. 글로벌금융위기(GFC) 직후 폭락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처럼 이번에도 상당수 전문가들의 폭락 예측이 불발될 듯하다.

2020년 시드니와 브리즈번은 집값은 각각 4% 올랐고 애들레이드는 5% 상승했다. 퍼스는 1% 상승에 약간 못 미쳤다. 혹독한 2차 감염 파동을 겪은 멜번조차 록다운 종료 이후 가파른 상승세(11월 +0.7%)를 나타내면서 거의 보합세(연간 -0.9%)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집값 회복에는 사상 최저 수준의 장기 저금리가 가장 큰 요인이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사업용 대출이 주춤하지만 주택 매입(투자용 포함) 대출이 늘고 있다. 자가 주거용 대출(owner-occupier credit)은 약 5% 증가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2018-19년 집값 침체로 자동차와 가구 매입 동반 하락 등 가계 소비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준 것을 계기로 같은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금리정책을 집행하고 있다. 집값 상승은 가구 재정에 플러스 영향을 줄 수 있어 경제 회복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집값이 오르면 결과적으로 소비자 수요와 고용 시장이 증가한다. 

호주에서는 경제적 충격 시기에 부동산 가격이 종종 상승했다. RBA는 예상대로 1일(화)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기준금리가 제로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지만 약 3년 동안 현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해 앞으로 상당 기간 저금리가 유지될 것이란 확신감을 주고 있다.

연방과 주정부들의 예산안도 집값 회복에 플러스 효과를 주고 있다. 연방 정부는 2만5천달러의 ‘홈빌더 지원금(HomeBuilder grant)을 연말에서 내년 3월말까지 3개월 연장했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100만 달러 미만의 신축 주택을 매입하면 인지세(stamp duty) 50% 감축 혜택을 준다. NSW는 첫 내집매입자에게 2만5천달러의 가구 매입 보조금을 지원한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호주 집값은 10월 0.8%, 11월 3.2%로 두달 연속 상승했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가 컸던 지난 4-9월 사이 집값이 2.1% 하락했지만 10월을 지나면서 새로운 회복 트렌드(new recovery trend)를 나타내고 있다. 2021년 호주 주택시장이 ‘매도인 시장(seller's market)’으로 전환될 수 있 다.  

11월 8개 주도는 평균 0.7%, 지방 시장은 평균 1.4% 상승했다. 시드니, 멜번, 브리즈번은 1% 미만, 다른 주도는 1% 이상 올랐다. 지난 3개월동안 단독 주택은 1.1% 상승한 반면 아파트는 0.6% 하락했다. 

아파트의 약세는 투자 부진(low investment activity)과 일부 지역 공급 과잉, 이너 시티 지역 임대 시작 붕괴 등이 주요 원인이다. 2차 감염 확산에 따른 장기 록다운을 경험한 멜번 아파트 시장은 의외로 강세를 보였다.  

주택시장에서 매물이 전년 동기 대비 20% 부족한 상황이다. 5년 평균보다 24% 낮다. 경매 시장도 강세다. 11월 경매 낙찰률(Auction Clearance Rates)은 약 70%로 10년 평균 61%보다 훨씬 높다. 지난 주말 대도시 경락률은 74%로 상당히 양호했다. 

코어로직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집값의 10-20% 폭락을 예측했었지만 이 전망은 빗나갔다. 이제는 저금리, 소비심리 상승, 정부 지원 제도 등의 영향으로 내년 집값의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향후 집값 변동에서 주요 변수는 코로나 바이러스 3차 감염 가능성, 백신공급 속도, 호주 중국 교역 관계 악화 여파, 근로자들의 직장 복귀 속도 등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최대 20% 폭락을 전망했던 쉐인 올리버(Shane Oliver) AMP 캐피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개월 전 예상보다 부동산 시장이 훨씬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2017년 9월 정점을 찍었던 최고가격이 2021년 4월경 추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이민자 감축 영향으로 시드니와 멜번의 이너 시티 지역은 집값 상승 저해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NAB(내셔날호주은행)의 앤디 커 주택소유 담당 임원은 “11월 홈론 수요가 지난 2년보다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6주 홈론신청이 25% 상승했다”면서 2021년과 2022년 각각 5%의 집값 상승을 예측했다. 그는 아파트 시세가 단독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ABS(통계국)의 건축승인(building approvals)도 10월 3.8%로 2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면서 10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의 글로벌신용등급(S&P Global Ratings)에서 내년 초반 모기지 상환 불능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임대 시장은 유학생 숫자가 줄면서 타격을 받았다. 특히 시드니와 멜번 이너 시티 지역은 세입자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아파트 임대비는 팬데믹 이후 거의 8% 하락했다. 시드니는 거의 7% 하락했다.    

홈빌더 보조금 등 연방과 주정부의 지원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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