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노령 가족 부양, 경력 단절 사례 빈번 
퇴직연금 자산도 적어 복지의존도 높아

연령대별 싱글 여성과 남성 부부의 장애인/노인 가족 부양 비율 비교. 자녀 없는 싱글 여성의 비율이 가장 높다.

자녀가 없는 싱글(single) 여성이 중년 이후 더 높은 수준의 삶을 영위할 것이라는 일반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드니대, NSW대, 커틴대(Curtin University) 연구진이 공동 진행한 보고서에 의하면 45세 이상 싱글 여성의 3분의 2는 아이를 낳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자발적 경력 단절’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는 “비슷한 연령대의 부부나 미혼 남성에 비해 미혼 중년 여성들이 노부모나 장애인 가족을 돌보아야 할 책임을 맡게 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싱글 여성들은 은퇴 후 자녀 등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가족이 더 적다는 것도 노년의 생활 수준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연구진은 이 그룹의 여성들이 단일 소득에 의지하기 때문에 저축을 하거나 은퇴 연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내용은 자녀가 없는 중년 이후 싱글 여성 4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것이다.

연령대별 싱글 여성과 남성, 부부의 퇴직연금 비교. 자녀 없는 싱글 여성의 퇴직연금 자산이 가장 적다

2016년 상원 경제 상임위원회 보고서(Senate Economics Committee submission)에 따르면 노년 미혼 여성의 37.5%가 빈곤 수준 아래에서 어렵게 생활을 했다.  

노령 인구문제를 연구하는 대학 연구기관 연합체인 ARC  CEPAR(ARCARC Centre of Excellence in Population Ageing Research)의 책임 연구원 미라 해밀턴(Myra Hamilton) 부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규모의 경제가 자녀가 없는 미혼 여성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혼 여성들이 20대와 30대에는 더 성공적인 직장 경력을 쌓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맞벌이 부부보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들은 수입이 괜찮지만 주거비 등 지출이 많아 저축이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주택 구입에서도 어려움이 크다. 은행으로부터 홈론 융자를 거절당하는 사례도 많다. 이 여성들은 실직을 하거나 소득이 줄면 집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노년 미혼 여성들이 노인 돌봄 시설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 주택을 늘려야 하며 미혼 여성들이 가족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는 것을 막는 방향으로 차별 금지법(anti-discrimination laws)의 수정을 권고했다.

고질적인 성별 임금 격차도 미혼 여성의 은퇴 후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호주연금협회 (Association of Superannuation Funds of Australi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60~64세 남성의 연금 잔고 중간 값이 여성보다 20% 높다.  

딜로이트경제연구소(Deloitte Access Economics)의 니키 허틀리 소장은 “여성들이 전반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으며 승진이 더디고 경력 개발도 늦다. 단일 소득으로 주택장만이 어려워 진지 오래됐다. 집 없이  연금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중노년 싱글 여성들이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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