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투표로 결정, “마디그라 ‘포용’ 취지 위반”  

시드니 게이 & 레즈비언 마디그라(Sydney Gay and Lesbian Mardi Gras)가 NSW 경찰 및 자유당의 퍼레이드 참여 금지 촉구 운동에 반대표를 던졌다.

마디그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동성애 축제 중 하나다. 현란한 의상을 입은 게이와 레즈비언 등 성소수자그룹들과 여러 지역단체가 흥겨운 음악과 함께 시드니 거리를 행진하는 마디그라 퍼레이드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5일 마디그라 연례총회에서 진행된 경찰&교정기관 참가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327명이 찬성, 261명이 반대했다. 이번 투표는 시드니 난민 및 원주민 정의 운동단체인 ‘프라이드 인 프로테스트’(Pride in Protest)가 원주민, 특히 성소수자(LGBTQIA+)에 대한 경찰의 잇따른 과잉 진압 논란으로 이들의 퍼레이드 참여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 등 자유당 의원들의 참석 허용 투표 또한 찬성 324표와 반대 169표로 부결됐다. 이 외에도 흑인 인권운동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BLM.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캠페인을 공식으로 지지하고 구금된 원주민을 사망으로 이끈 경찰을 규탄, 정부에 경찰 및 교도소 제도 폐지 요구 등의 청원도 찬성 321표, 반대 180표로 전부 무산됐다.

마디그라 주최측은 “직업이나 정치적 소속 등에 근거해 퍼레이드에서 특정 단체나 개인을 제외하는 것은 마디그라가 추구하는 ‘포용’(inclusion)의 취지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42년 전인 1978년 제1회 시드니 마디그라가 개최했을 당시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53명이 체포돼 구타를 당했다. 마이클 풀러 NSW 경찰청장은 작년 퍼레이드에서 당시 경찰의 과잉대응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NSW 경찰은 1998년부터 매년 퍼레이드 행진에 참여해오고 있다. 일부 주총리와 연방 총리들도 참석한 바 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