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출산률(fertility rate)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9일 호주통계국(ABS)은 2019년 호주 여성 1명 당 1.66명의 신생아를 출산했다고 발표했다. 10년 전인 2009년 비율인 1.97명보다 크게 줄었다. 이는 ABS의 1935년 이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지면서 호주의 출산율이 더욱 저하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민 국가인 호주는 이민자 유입을 통한 높은 인구 성장을 지속해 왔다.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인구 증가율은 지난 30년 경제성장의 한 축이었다.

연간 인구 증가 중 이민이 약 60%, 자연증가(출산-사망)가  40%를 점유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 여파로 이민자 유입이  대폭 하락하면서 인구 성장 부진은 경제 회복을 늦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경제는 7-9월 분기에 3.3% 성장으로 불황(2020년 1-6월)을 기술적으로는 벗어났지만 본격 회복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 증가 둔화는 경기 회복을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2019년 305,832명의 신생아가 등록돼 2018년보다 3% 낮았다. 
지난해 하락은 장기 추세인데 여성들의 취업과 교육 참여가 늘면서 첫 출산 연령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일하는 시간이 늘고 높은 직위와 고소득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 첫 출산이 늦어진다는 의미다. 

출산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호주 인구는 단기적으로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자녀를 출산해 사망자 숫자를 상쇄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처럼 평균 수명 연장(인구 고령화 가속) 추세로 출산이 지속되면 단기간동안은 낮은 출산율로도 인구 성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책결정자들은 납세자 축소 이유로 출산율 하락을 우려한다. 호주는 청장년층 이민자의 대거 유입으로 최근 이 문제를 극복했다. 그러나 2021년 호주 이민자 유입보다 7만2천명이 해외를 출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 인구가 줄 것이란 의미다.   

재무부는 2020-21년 예산안에서 호주 인구 증가가 100년 이상 기간 중 최저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 증가율은 2019-20년 1.2%에서 2020-21년 0.2%, 2021-22년 0.4% 전망했다.  
 
인구 성장 둔화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제한 조치 때문이다. 
순해외이민(net overseas migration)이 2019-20년 약 15만4,000명에서 2020-21년 -7만2,000명, 2021-22년 -2만2,000명선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와 연관된 ‘불확실성(uncertainty)’ 때문에 자녀 출산을 연기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총 출산율은 2019-20년 여성 1인당 신생아 1.69명에서 2021-22년 1.58명으로, 2023-24년 1.69명으로 상승 후 나중에 지연된 출생으로 2030-31년 1.62명으로 예상했다. 

ANU 인구통계학자 겸 사회학 연구자인 리즈 알렌 박사(Dr Liz Allen)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 생활비(cost of living) 부담, 고용 불안정(insecure employment), 주택소유율 하락이 출산율 저하에 한 몫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는 당장 행동이 필요하다. 여성 1명 당 신생아 약 1.6명, 1.5명의 출산율의 문제는 이런 수준이 사회적 표준이 되면 이를 나중에 바꾸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구를 늘리려면 탁아서비스(child care), 주택 매입여력(housing affordability) 그리고 기후 변화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공교롭게도 이 세 분야는 현 집권 자유-국민 연립이 별로 관심을 두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정책이란 점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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