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청년 실업률 15.6%, 불완전 고용률 18%로 악화 
"실직이 흉터로 남아 장기간 구직 악영향 우려"

호주 청년실업률(파란색)과 불완전고용률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급등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호주 청년의 3분의 1이 실업이나 불완전고용(under-employed) 상태에 빠졌으며 이 추세가 무려 10년동안 지속돼 청년 취업이 악순환을 반복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가톨릭교회의 빈곤퇴치기구인 세인트로렌스 형제단(Brotherhood of St Laurence)의 '청년 취업 보고서(Youth Employment Monitor)'에 따르면, 코로나-19 경기 침체 영향으로 15-24세 청년들의 실업률과 불완전 고용률이 급등했다. 

올해 6월 청년 실업률은 23년 만에 최고치인 16.4%로 악화됐다. 10월에는 15.6%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수치보다 높았다.

불완전 고용률은 18%가 넘어 실업률을 상회했다. 상당수의 신규 일자리는 시간제(파트타임), 임시직(캐주얼), 우버 운전같은 ‘긱 노동(gig work)’과 같이 고용이 불안정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세인트로렌스 형제단의 코니 레네버그(Conny Lenneberg) 대표는  "청년들이 정말로 분투하고 있다. 청년들은 올해 위기 이전에는 취업이 힘들다고 알았는데 현재는 절망적이라는 걸 깨닫고 있다"고 심각성을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록다운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직접 영향을 받는 업계에서 일하는 청년들은 일자리 부족과 재정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접객(요식숙박업소), 소매(영업직), 체육관, 유흥시설 등의 직종은 일자리가 불안정한 직종이다. 

코로나 위기가 시작된 올해 2월과 5월 사이에 상근직으로 일하는 청년의 수가 10.1% 하락했다. 3.3% 감소한 25세 이상 성인의 비율보다 3배에 달한다.

레네버그 대표는 “생존을 위해 충분히 일할 수 없는 불완전고용이 특히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청년들의 상당수 일자리가 임시직화(casualized)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청년들을 매주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하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벌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그러나 임대료, 공공요금, 식비 등의 필요는 그들의 일자리처럼 신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멜번대학교의 제프 볼런드(Jeff Boland) 교수(경제학)는 이른바 '흉터(scarring)' 현상이 청년 취업에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취업을 못하면 그게 발판이 돼 미래에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론이다.

그는 "오늘 노동시장에서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은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경기 침체기를 지난 후에도 그 사실이 노동시장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10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업자가 되면 동기부여, 기술, 인간관계 등 장기적인 결과들을 낳아 고용과 소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악의 상황은 "실직자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호주 고용시장의 7-9월분기부터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청년 고용시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볼런드 교수는 “'흉터'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정부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한 예로 빅토리아 주정부가 최근 예산안에 도입한 ‘멘토링 프로그램’도 청년들을 고용시장에 연결되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레네버그 대표도 코로나 지원금과 같은 소득지원금과 일자리 교육 및 훈련, 구직 등을 돕는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실업과 불완전고용으로 청년들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청년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고 이것이 경제적 안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기 원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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