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자산 증가율 18~34세 10.5%, 65~74세 98.1%
25~28세 주택소유율 평균 40.8% 하락.. 은퇴 시기도 늦어져  

커지는 연령대별-연도별 자산 격차

호주 세대간 빈부 격차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청년층의 부의 축적 속도가 고령층보다 훨씬 느리게 나타났다.

7일 멜번대가 발표한 ‘호주 가계소득 및 근로 동향’(HILDA) 보고서에 따르면 전 연령대 가운데 65세 이상이 가장 큰 부의 증대를 이뤘다. 18~34세 호주인의 2018년 자산 중간값(median wealth)은 13만7,862달러로 2002년 대비 10.5% 증가에 그쳤다. 반면 45~54세 연령대는 20.8% 증가한 73만9,194달러, 55~64세는 56.3% 증가한 101만5,476달러로 조사됐다. 65~74세 은퇴 연령대의 평균 재산은 96만464달러로 무려 98.1% 급증했다.

가톨릭교회 소속의 빈곤 완화를 위한 사회정의단체 브라더후드 오브 세인트 로렌스(Brotherhood of St Laurence)의 코니 렌네버그 대표는 이 같은 세대 간 불균형의 원인을 청년층 대상의 정규직(풀타임) 일자리 감소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청년들을 위한 풀타임 일자리가 계속 줄었다. 25세 이상 정규직 비율은 3.3%, 24세 이하는 10%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정규직 일자리 감소 현상은 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맞물려 주택시장 진입 문턱을 크게 높였다. HILDA 자료를 보면 65~68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의 주택소유율이 16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젊은 연령대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25~28세의 주택소유율은 2002년 26.5%에서 2018년 15.7%로 무려 40.8% 떨어졌다. 즉, 2002년에는 4명 중 1명이 주택을 소유했으나 2018년에는 6명 중 1명만이 자가주택을 보유했다는 의미다. 28~32세의 주택소유율은 동기 17.1% 하락해 33.5%, 33~36세는 17.3% 하락한 50.6%를 기록했다.

퇴직연금업체 인더스트리 슈퍼 오스트레일리아(Industry Super Australia)의 스티븐 앤서니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소유율이 갈수록 하락하는 데에는 일부 정부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기만 할 뿐 실물경제를 견인하지 못했다. 금리를 사실상 제로까지 끌어내려 주택값을 자극했으나 급여증가율은 극도로 낮은 정체 사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생산성과 임금을 부양할 자본금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택소유율 감소와 생활비 상승으로 퇴직 연령이 늦춰지는 현상도 눈에 띄게 나타났다. 2001년엔 64세 이전 은퇴 비율이 남성 63%, 여성 83%였으나, 2018년에는 남성 51.4%, 여성 64.6%로 떨어졌다. 여성 중 67세가 넘어서까지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율 또한 2001년 10%에서 2018년 17.4% 늘어났다. 반면, 67세 이상 남성 근로자의 비율은 동기 20.4%에서 19.2%로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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