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주요 뉴스는 매년 신문사의 송년호 지면을 장식한다. 흔히 10대 뉴스로 선정하는데 국내와 국제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한호일보는 두 주에 걸쳐 호주와 동포사회 10대 뉴스(6, 7면 참조)를 각각 보도했다. 

한호일보가 선정한 2020년 호주 10대 뉴스(12월 11일자 참조)를 보면 최악의 산불로 시작해 코로나 2차 감염 극복과 강력한 ‘국경봉쇄’ 지속, 코로나로 인한 ‘경제 불황’ 타개 노력 등 코로나 관련 이슈가 거의 1년을 압도하고 있다. 

또 다른 연중 이슈는 호주와 중국의 관계 악화다. 중국의 노골적인 무역 보복으로 호주 관련 산업의 피해가 늘고 있다. 중국 스파이의 ‘NSW 정치인 포섭 의혹'마저 제기됐다.  
퀸즐랜드와 ACT선거에서는 모두 노동당이 승리했다. 집권 노동당 정부가 퀸즐랜드에서는 3연속, ACT에서는 무려 6연속 집권 기록을 세웠다.

그 외 주요 뉴스는 대법원의 조지 펠 추기경 무죄 방면, 호주 상원의 ‘언론 편향성’ 청문회 결정, 아프간 민간인.포로 등 39명을 불법 사살한 호주군의 ‘전쟁범죄’ 충격 등이다.

또 10대 뉴스에는 선정되지 않았지만 주요 뉴스들도 많았다. 세계 굴지의 자원그룹 리오틴토(Rio Tinto)가 서호주 광산촌 필바라 소재 주칸고지(Juukan Gorge) 원주민 서식지를 파괴한 것은 국내외에서 큰 충격을 던졌다. 철광석 광산을 개발위해 4만5천여년 된 바위 동굴 유적지를 파괴한 것은 인류 선사시대의 문명을 파괴한 야만행위라는 점에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가 동료 정치인(데릴 맥과이어 전 NSW 의원)과 올해 8월까지 5년 이상 비밀 내연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사실이 ICAC(독립부패방지위원회) 청문회 조사를 통해 폭로돼 역시 충격을 주었다. 두 사람의 연인 관계가 맥과이어 전 의원의 부패 스캔들에 연관됐는지 여부가 조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호주에서도 ‘흑인 목숨 소중하다(BLM) 시위'가 번졌다. 호주에서는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희생된 원주민 피해자들의 인권유린과 학대, 가혹한 처벌 등이 문제로 대두됐다. 코로나 사태로 일체의 집회가 금지됐지만 시드니와 멜번 등 호주 주요 도시에서 여러번 시위가 열렸다. 디행이 이로인한 감염 확산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코로나 록다운으로 주경계가 폐쇄된 것도 반세기 이상 호주가 경험해보지 못한 사태였다. 이같은 큰 일이 자고나면 생길 정도 2020년은 ‘전례없는’, ‘다사다난’이란 표현이 진부할 정도로 어려움이 계속됐다.  

2020년 10대 뉴스를 3대 키워드로 정리하면 환경 재앙(산불), 보건과 경제 재앙, 외교 재앙(최악의 중국 관계)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호주 경제는 코로나 사태로 거의 30년만에 처음으로 1-6월 불황에 빠졌다가 7-9월 상승세를 기록하며 기술적으로는 불황을 벗어났지만 회복(특히 고용 증진)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실업률은 2022년 후반경 5%선으로 복귀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황 타개라는 발등의 불을 끄기위해 연방 정부와 각주/준주 정부들의 부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했다. 
그래도 호주는 코로나 2차 감염 억제에 성공하며 경제 활성화에 매진할 수 소수의 국가 중 하나다. 유럽과 미국, 한국과 일본 등은 코로나 3차 감염 확산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호주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50년래 최악이라는 호주와 중국 관계 악화 여파가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복병이 될 수 있다. 호주산 포도주, 소고기, 양고기, 보리, 목재, 바닷가재, 석탄 등 전방위 주요 품목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석탄은 연간 중국 수출 규모가 140억 달러에 달한다. 단일 수출 품목 중 철광석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광물 자원이다. 

중국이 이처럼 호주를 혹독하게 대하는 이유는 전세계를 상대로 호주와 같이 ‘반중국’에 앞장서면 호주처럼 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주면서 압박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중국은 울타리 위에서 숨을 죽인채 눈치를 보는 많은 나라들에게 ‘본보기 학습효과’를 주려고 한다. 호주가 그 대상이 된 배경에는 스콧 모리슨 총리가 드럼프 미 대통령과 한 축이 돼 자초한 측면도 있다. 
 
환경(기후변화)에서 올해 고온다습한 ‘라니냐 현상’으로 빈번한 홍수와 폭풍우 피해가 예상된다. 이미 퀸즐랜드 남동부에서 NSW 북부로 시작됐다. 시드니도 한주 동안 많은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물난리가 우려된다. 

3대 키워드는 호주의 장래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문제는 모리슨 총리가 보건, 환경, 외교의 3대 재앙 중 어느 하나도 수월하게 감당할 수 있지 못한 상황에 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와 대중국외교 관계에서 과도하게 친미(친 트럼프) 성향을 보인 점도 모리슨 총리의 한계일 것이다, 
2020년 호주 10대 뉴스를 선정하면서 모리슨 총리의 그런 단점이 더욱 두드러졌다. 그는 2021년 진검승부(정치적 리더십)로 실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내후년 총선에서 여당 대표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2020년이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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