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미국과 영국 중점, 인도는 잠재력"

테일러스 와인(Taylor’s Wines)의 밋첼 테일러

호주의 와인 제조업체들이 중국보다 안정적인 대안 수출시장으로 미국, 영국, 인도 등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의 보복성 무역 규제로 타격을 입은 호주 와인업계는 다른 해외 시장을 찾아야 했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호주산 와인에 212% 반덤핑 과세를 부과해 대(對)중 와인 수출이 95% 급락했기 때문이다.

테일러스 와인즈(Taylors Wines)의 미첼 테일러(Mitchell Taylor) 대표는 미국을 최선의 대안으로 본다. 중국 이전에 호주산 와인의 최대 시장이었던 미국은 현재 호주의 2위 와인 수출국이다.

테일러 대표는 "미국은 훨씬 더 안정적이다. 중국 시장에서 벌어진 정치적 간섭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복잡하지만 좋은 와인 브랜드와 와인의 품질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이 중국 시장의 규모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와인 오스트레일리아(Wine Australia)에 따르면, 2019년 대(對)미 호주산 와인 수출액은 4억 3200만 달러로, 대(對)중 와인 수출액 12억 달러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또 미국은 중국에 비해 고급 와인보다는 값싼 대량 와인을 위주로 호주산 와인을 소비해왔다.

와인 생산자연합체인 '오스트레일리안 그레이프 앤드 와인 (AGW: Australian Grape and Wine)’의 리 맥클린(Lee Mclean) 대표는 "중국 소비자는 호주산 와인을 정말 좋아하고 기꺼이 (와인에) 최고액을 지불하려 한다. 이만큼의 가격으로 이만한 양의 시장을 대체하기는 매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타이렐 와인(Tyrell Wines)의 브루스 타이렐

호주 와인업계는 브렉시트(Brexit, 유럽연합 탈퇴) 이후의 영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 6월부터 협상이 시작돼 조만간 마무리될 호주-영국 자유무역협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타빌크 와이너리 앤 빈야드(Tahbilk Winery and Vineyard)의 알리스터 퍼브릭(Alister Purbrick)은 "호주는 여전히 영국에 수입되는 와인 양으로 일등 국가다. 그래서 영국 시장은 아주 중요하다. 연방정부가 수입관세를 좀 덜어줄 수 있다면 분명 빠르고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3억의 인구 중 7억 명이 합법적 음주 인구 연령을 넘는 인도도 잠재력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인도는 아직 관세와 세금 장벽이 높고 2018-19년 와인 수출액은 900만 달러 정도로 중국은 물론 호주와 영국에 비해 시장이 아주 작은 편이다.

호주 와인업계는 9년째 진행 중인 '호주-인도 포괄적 경제협력 협정(Australia-India Comprehensive Economic Cooperation Agreement)의 조기 타결을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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