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색 지붕.외벽 선택, 태양열 활용 
온도 낮춰 쾌적함 상승,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

지난 주말과 오스트레일리아데이(Australia Day)를 낀 닷새(22~26일)동안 호주 동부 지역은 남호주에서 이동한 폭염으로 40도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27일(수)부터 NSW는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20도 안팎으로 떨어졌다. 며칠 사이 낮 최고기온이 차이가 무려 15~20도였다.  
‘교회들의 도시(The City of Churches)’로 불리는 남호주 애들레이드는 폭염의 날씨가 낯설지 않은 곳이다. 지난 2017년 2월 연속 3일동안 섭씨 40도 이상의 고온을 기록했다. 밤도 3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계속됐었다. 

멕쿼리대학의 미쉘 레이쉬만(Michelle Leishman) 교수 연구팀은 ‘열지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폭염 기간 동안 수집된 이미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도시(암흑색)와 식생구역(파란색 및 보라색)간의 극명한 차이가 났다. 무더위 속 도로와 지붕은 최고 50도까지 올랐으며 밤에도 온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건물과 도로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고, 밤에 방출되는 열섬 효과 덕분에 열대야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 

이같은 현상은 단연 애들레이드만의 문제는 아니다. 2020년 1월 4일 시드니 서부의 펜리스는 48.9도를 기록하면서 이날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지역이 됐다. 두 도시 모두 폭염 전후에 강한 열풍이 불었다. 
폭염과 심한 폭풍우가 호주 여름의 특징이지만 온난화로 인해 기후가 따뜻해 지면서 고온과 폭우가 잦아지고 심해질 전망이다. 

여름철 이상 고온의 날씨를 견뎌내고 에너지비를 절약할 수 있는 실질적인 몇가지 방안이 있다. 

▲ 정원에 나무를 심자

건물들이 뜨거운 태양의 열기에 점점 달궈지는 동안 큰 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펼쳐진 공원에서는 폭염 기간 동안 기온이 5-6도 가량 낮았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맥쿼리대학의 레이쉬만 교수는 “5-6도의 차이가 작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32도와 39도는 쾌적감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주정부들과 카운슬들이 도시녹화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원, 정원, 가로수 같은 공공용지에 국한되어 있다. ‘열섬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뒷마당의 나무 심기 운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주차공간을 만드는 대신 나무를 심고 푸르게 유지하는 등 뒷마당에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녹지공간 확대에 따른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레이쉬만 교수는 집에서 정원을 가꿀 때 몇 가지 사항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북쪽이나 서쪽에는 낙엽수를 심는 것이 좋다. 여름에 그늘을 제공하고 겨울에는 빛이 적어도 조금씩이라도 광합성을 하면서 에너지를 적게 사용한다. 
나무는 자라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풀과 관목을 적절하게 섞어 재배하는 것이 필요하다. 
큰 나무의 경우 심는 위치가 중요하다. 쓰러질 위험을 고려해 깊이 뿌리 박힐 수 있도록 적절한 위치를 택해야 한다. 

▲ 물을 저장하자
폭염이나 가뭄이 길어질 때 식물에 물을 공급해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애들레이드를 포함한 호주의 몇 도시들은 현재 폭우 때 비를 모아서 습지에서 처리한 뒤 추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 
집 주변에서 폭풍우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 건조한 시기에 정원에 물을 공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홍수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레인 가든(rain garden)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정원은 특별히 지어진 정원으로 빗물이 파이프를 통해 양토(loam soil) 지역으로 이동돼 저장된다.
뒷마당을 정원으로 만들 경우 습하고 건조한 환경을 잘 견딜 수 있는 식물을 고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으며 지역별 기후 환경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퍼스와 같이 건조한 기간이 긴 지역에는 하단에 포화 구역(saturated zone)을 만들어 물을 흙 깊숙이 유지시켜 줄 수 있다. 
또한, 빗물저장탱크의 활용을 추천한다. 정원수뿐만 아니라 화장실, 세탁물 등과 연결할 경우 많은 물을 절약할 수도 있다. 

▲ 밝은 색 지붕을 선택

도시 지역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또 다른 주요 전략은 밝은 색상의 지붕과 도로를 사용하는 것이다. 
저탄소생활(CRC for Low Carbon Living) 전문가인 데오 프라사드(Deo Prasad) 교수는 “검은색 지붕과 흰색 지붕의 차이는 30도가 넘을 것이다. 열은 매우 빠르게 내부로 들어가는데 이러한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천장에 훨씬 더 많은 단열재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두운 색의 아스팔트는 낮 동안 표면 온도가 48도에서 최고 67도까지 치솟을 수 있으며 밤까지 계속 열을 방출한다. 더 어두운 건물이 있다면 이웃에게도 열을 계속 방출하고 있는 것과 동일하다. 

많은 도시들이 현재 도로와 건물에 밝은색의 표면을 시험하고 있으며, 특히 유리 표면에 눈부심 등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호주는 한국(남향 선호)과 달리 핵심 생활권은 북향이어야 하는데 여름에는 그늘이 잘 들고 겨울에 빛이 들어오게 하기 위함이다. 
동쪽과 서쪽을 마주보는 방향은 그늘이 지기 어려워 화장실이나 차고 등 창문이 작은 객실에 좋다. 

▲ 서향도 태양열 사용 가능 

폭염은 특히 냉방을 위한 에어컨 사용량의 증가로 이어져 상당한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 
태양열을 설치할 생각이 있으면 대개는 북향으로 태양열 판넬을 붙이지만 북쪽이 불가능할 경우 서쪽에도 가장 더운 여름 시기 태양 에너지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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