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 물가 → 금리 인상 도미노 효과 가능”

침체 상태의 호주 임금상승률

‘저조한 임금상승률’이 호주중앙은행(RBA)의 걱정거리다.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과 정부의 성공적 경기부양책은 긍정적이지만 임금이 올라야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견인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RBA는 4일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기업의 영업이익 및 투자, 가계소득 상승, 소비 증가, 노동시장 개선 등 호주 경제 전반이 예상보다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임금상승률은 적어도 3년간은 침체될 전망이다. 이 문제는 물가상승률에도 영향을 끼쳐 호주 경제의 회복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

RBA는 “물가상승률과 임금상승률 모두 2023년 중반까지 예상 기간 동안 2%를 밑돌 것으로 에상된다. 물가상승률이 RBA가 목표한 2-3% 범위 내에서 유지되려면 빠른 임금 상승으로 이끄는 노동시장 경색(labour market tightness) 기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RBA는 임금 인상을 억제한 요인이 일정 부분 해소돼 임금상승률이 소폭 오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작년 팬데믹 기간에 기업들은 임금 인상 연기, 임금 동결, 임금 삭감 등으로 팬데믹에 대응해왔다.

그럼에도 “경제활동과 노동시장에 대한 최근 상향된 전망조차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임금 상승이 더딜 것이라고 암시한다.”고 RBA는 예측했다.

호주 임금 및 물가상승률 현황

RBA는 임금상승률이 오르지 않으면 기준금리(cash rate)를 올리지 않을 계획이다.

RBA는 “물가상승률이 지속 가능하게 목표 범위 2-3% 이내가 될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려면 임금상승률이 현재보다 현저하게 높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홀든(Richard Holden) 교수(NSW대)는 “임금이 실질적으로 오르려면 실업률이 RBA 예측보다 더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RBA는 실업률이 2022년 중반까지 6.6%에서 5.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황이 잘 풀리면, 2022년 말까지 실업률이 4.75%로 개선돼 임금 인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홀든 교수는 “실업률이 4%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임금상승률이 다시 양호한 범위로 복귀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낮은 실질 임금상승률은 팬데믹 이전부터 10년 넘게 지속된 호주 경제의 구조적 문제”라고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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