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탈무드와 자녀 교육]

샬롬! 여러분과 가정에 평안이 있으시기 바랍니다. 샬롬은, 유대인들의 인사로 ‘평안 하세요!’ 라는 말입니다. 이번 주부터 ‘유대인 탈무드와 자녀 교육’이란 제목으로 한호일보 독자  여러분들을 만나고자 합니다. 

유대인을 흔히 키이퍼의 사람들, 안식일의 사람들, 정결음식의 사람들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이라고 표현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별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의 첫번째는 키이퍼는 유대인 남성들이 머리의 정수리를 가리는 작은 모자를 쓰는 것을 말하는데 ‘내 위에 신이 계시다’는 의미이고, 두번 째 , 이들은 안식일을 지킵니다. 안식일은 금요일 해가 질 때부터 그 다음 날 해 질 때까지인데, 가족을 중심으로 다른 일을 하지않고 세상과는 단절된 시간을 보냅니다. 세번째는 정결음식을 먹는 사람들, 영어로는 Kosher(코셔)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일반 세상에서 먹는 음식과 달리 이들 만의 법을 따라 정해진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성경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처음부터 소수의 사람들로 살았고 지금도 이스라엘에 약 8백만, 전세계에 약 천3백만명 정도의 작은 민족으로 현대를 살아 갑니다. 그러나 이들은 전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별난 사람들은 소수임에도, 노벨상 수상자의 약40%가, 미국 아이비 리그 명문 대학 졸업생의 25% 이상이 유대인인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입니다. 상대성 이론의 아인 슈타인, 정신 분석가 프로이드, 경제 학자 칼 막스, 금융의 로스차일드,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져커버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화가 피카소, 미술관의 구겐하힘, 작가 앙드레 지드, 희극 배우 찰리 채플린,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 래리킹 앵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 정치가 헨리 키신저, 석유재벌 록펠러, 투자계의 조지 소로스 등.. 셀 수 없는 정치, 경제, 문화 예술, 학술, 의료 전문가, 지도자들 가운데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주는 수많은 유대인들이 존재합니다. 

호주에도 한인 커뮤니티 정도인 약12만명의 유대인들이 주로 시드니와 멜번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비슷한 숫자이지만 호주에서 이들의 위상은 우리와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물론 이민 역사가 다르고 언어의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의 교육과 세계관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지난 12년여 동안 유대인 사회와 교류하며 발견한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유대인들은 특별히 교육을 중요시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세계관은 자연히 그들이 받은 교육에 기인합니다.  그들의 교육열은 경전인 구약(토라)에서 자녀를 어릴 때부터 가르치라는 지침(신명기 6장)에 근거합니다.  그리고 그 경전의 해석 책인 탈무드를 지혜의 책이라 부르는데, 탈무드의 기본은 질문에 대한 랍비의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의 교육은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것을 서슴없이 질문하는 습관을 갖도록 가르칩니다. 어릴 때부터 생각하고, 질문하고 호기심을 갖고 여러 분야에 대해 지식을 얻고 나름의 답을 찾는 것이 자연스럽게 훈련되어지는 것입니다. 
이번 주부터 유대인 탈무드를 중심으로, 그동안 랍비들과 교류하며 알게된 현대 유대인의 가정 생활과 자녀 교육, 학교, 회당과 사회 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하고 신랄한 질문들을 던지고 거기에 명쾌한 답변들을 소개해 가려고 합니다.  

  
(제1화) 어떻게 분노를 조절할 수 있을까?

우리가 가정에서 교육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르치다가 쉽게 화를 낸다는 점입이다. 아이들의 숙제를 봐 주거나 수학 문제를 풀다가 또 질문에 대답을 하다가 좋은 시작이 무색하게 화를 내고 관계만 나빠지는 경우를 종종 경험할 것입니다. 아내에게 운전을 가르치다가 싸우고 이혼 할 뻔 했다는 소리를 농담 삼아 할 때가 있지만 실제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탈무드에서는 화를 내면 더 이상 가르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유대인들과 지내면서도 발견하는 것은 분명히 화를 내야하는 타이밍인데도 이들은 좀처럼 화를 내지 않습니다. 그런 순간에 의아해 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내가 화를 잘 내는 사람인 것을 확인 하곤 합니다. 화가 나면 우리는 상대의 성격이나 인격을 공격하곤 합니다. 그리고 과격한 단어를 사용해서 상대를 제압하거나 상처를 주고자 합니다. 탈무드에서는 화를 내는 레벨을 정하는 데 가장 낮은 단계가 화를 쉽게 내고 쉬게 가라 않히지 못하는 사람을 ‘사악한 기질의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가장 높은 단계의 사람은 화를 잘 내지도 않고 내더라도 쉽게 진정하는 사람을 ‘성자의 기질을 가졌다’고 평가 합니다. 

탈무드는 화를 내는 것은 기쁨으로 채워져있어야 하는 내 마음의 주권을 사탄에게 내 주었기 때문이라고까지 말합니다. 그래서 온유한 인물의 대명사인 모세가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물이 없다고 불평하자 “우리가 이 돌에서 물을 내랴?”하며 화를 내며 지팡이로 바위를 두번 내려쳤다는 것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가 화를 내며 한 말과 숫자까지 세며 지팡이를 휘두른 것을 적어 둔 것입니다. ‘우리’ 라는 단어는 하나님이 아닌 형 아론과 자신을 나타내는 말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죽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의분’이라는 말로 또는 상황의 정당성을 남에게 핑계하며 화를 내지만 그것이 주는 여파는 대체로 관계의 파괴로 결론나곤 합니다. 화를 내면서 더욱 끝장을 보려는 마음이 든다면 그 때가 나의 주권을 사악한 영에게 넘겨주는 속임수의 순간인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화를 내는 일이 우리 가정에서부터 줄어드는 것이 교육의 시작일 것 같습니다.  

어느 바닷가에 밀물이 빠지고 수많은 불가사리 떼가 해변에 가득 쌓였습니다. 그것을 집어 한 마리씩 바닷가에 던지는 어린 앳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때 지나가던 랍비 할아버지가 그 장면을 보고 “ 네가 암만 던져도 이 많은 걸 다 바다에 넣을 순 없어..  소용 없는 일을 왜 하는 거지?” 라고 물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불가사리를 바다도 던져 넣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고 어린 소년도 애처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소년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필자 정원일(오른쪽)과 랍비 폴 르윈(Paul Lewin)

“그렇지만 적어도 내가 던지는 이 한 마리는 바닷 속에 들어가 살것 아니예요..”  라고하자 랍비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내가 오늘 어린 너에게서 귀한 교훈을 배웠구나” 하며 어린 소년을 칭찬 했다고 합니다.  

오늘 부터라도 하나씩 우리의 마음에 있는 작은 분노의 불가사리를 넓은 바다로 던져넣는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주까지,  샬롬!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