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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크레이그 켈리 의원 자유당 탈당.. 보수파도 ‘트럼피즘’과 거리두기
고직순 편집인 | 승인 2021.02.25 12:25

2주전 연방 의사당 복도에서 ‘트럼프 광팬’인 크레이그 켈리 의원(당시 자유당)과 타니아 플리버섹 야당 의원의 설전 해프닝이 벌어졌다. 플리버섹 의원이 켈리 의원에게 소셜미디어에 코로나 음모론과 근거 없는 치료법을 유포한 것에 대해 항의하자 켈리 의원이 발끈하며 강력 반박했다. 이 설전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지자 스콧 모리슨 총리는 켈리 의원을 호출해 당론과 다른 주장을 하지말라고 엄중 경고했다.  

그리고 약 보름 후인 22일 의원총회에서 켈리 의원은 사전 예고 없이 자유당 탈당계를 총리에게 깜짝 전달했다. 모리슨 총리는 아무런 상의 없이 탈당 신청서를 받았다면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빈번하게 논란을 초래했던 골칫덩어리 의원이 탈당한 것은 집권당 입장에서 홀가분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탈당으로  자유-국민 연립 여당은 하원에서 우위가 ‘과반+1석’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이 됐다. 집권당 소속인 하원 의장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켈리 의원이 반해는 경우  법안을 통과하려면 무소속이나 군소정당에서 1명의 지지를 유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켈리 의원은 “여당 평의원으로서 양심과 신념에 따른 주장을 계속 밝히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총리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따라서 자유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이 되기로 결정했다”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는 항상 ‘정치적 편의주의(political expediency)’가 아닌 양심과 신념에 따라 행동했다. 남은 회기동안 무소속 의원으로서 두려워하지 않고(fearlessly) 공정하게(faithfully) 그런 이슈에 대해 견해를 밝힐 수 있을 것“라고 주장했다.
 
2010년 시드니 남부 지역인 휴즈(Hughes) 연방 선거구에서 첫 당선된 켈리 의원은 지역구 공천 경쟁(preselection challenges)에서 어려운 사정이 처할 때마다 말콤 턴불 전 총리와 스콧 모리슨 총리가 개입해 도움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립 여당 안에서 켈리 의원은 턴불 전 총리의 에너지 정책을 가장 신랄하게 비난한 보수 강경파 의원들 중 한 명이다.   

턴불 전 총리는 퇴임 후 발간한 회고록(memoir) ‘보다 큰 그림(A Bigger Picture)’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자기도취에 빠진 골목대장(narcissistic bully)’에 비유하면서 그를 상대하면서 스스로 일어나도록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턴불이 총리직에서 밀려난 빌미도 2018년 8월 에너지 정책이 당내 강성 우파의 공격을 받으면서다. 켈리 의원도 공격에 물론 앞장섰다. 

석탄과 원유는 강경 보수성향 정치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광물 자원이고 그들의 지지 기반이다. 여기에서 힘을 받아 피터 더튼 내무장관이 턴불에게 당권 도전을 했다. 첫 도전에서 턴불 총리가 48:35로 승리했지만 2차 도전에서 5표 차이로 간격이 좁혀졌다. 이 더튼의 당권 도전이 호주 정치권에서 ‘트럼피즘 부상’의 정점을 찍었던 사건이었다. 
 
코로나 펜데믹 초기 모리슨 총리도 온건성 트럼프 포퓰리즘(mild Trumpian populism)의 유혹을 받았다. 그러나  사망자를 최소화하려면 과학적 자문에 기초한 강력한 억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강경 대처해 유권자들로부터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다. 17-18일 실시된 뉴스폴 설문에서 모리슨 총리의 업무만족도는 64%로 확고했다. 

호주 정계에서 1월 6일 미의회 난입사태와 트럼프 대통령의 퇴장과 더불어 트럼피즘이 쇠락하고 있다. 자유당과 국민당의 강경 보수파들이 트럼프 지지자들이었다. 

대부분의 보수 성향 정치인들도 소수 신봉자들을 제외하고 트럼피즘과 거리를 두고 있다. 연립 안에서 파괴적 포풀리즘(destructive populism)이 확산되면 호주 정치권에 좌파가 득세할 것으로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의 대중국 강경 정책은 부분적으로 미국 정책의 영향을 받았다. 다른 이유는 호주인들이 아시안 파워에 휘둘리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호주 연립 정부가 기후정책의 미온적 추진을 다시 강조하는데 트럼프가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호주는 미국과 동맹 관계를 계속 강화하면서도 모든 정책을 충분히 독자적으로 펼칠 수 있다. 트럼피즘에 의존할 이유가 없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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