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6% 규모, 부채 상환∙자산 투자 기대

팬데믹이 초래한 불확실성에 대비한 호주 가계가 1200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저축한 덕분에 소비가 늘어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코먼웰스은행(CBA)은 호주 가계가 지난 6월, 9월, 12월 분기에 통상의 저축분보다 1200억 달러를 더 저축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호주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하는 규모다.

CBA의 분석가들은 이 돈이 향후 몇 년 동안의 소비로 이어져 경제적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BA의 가레스 에어드(Gareth Aird) 경제학자는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지와 대담에서  "2021년에는 특히 서비스 분야에 지출이 늘고, 그중 일부 자금은 2020년에 예치된 저축금으로 조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모은 돈의 일부는 홈론과 개인 빚 등 부채를 상환하고 일부는 주택이나 주식과 같은 자산으로 향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저축 비율을 의미하는 호주 가계저축률(household saving ratio)

부동산 시장 호조와 신용카드 이용 감소는 이러한 예상을 지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코어로직(CoreLogic)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주도(capital city) 경매 낙찰률(auction clearance rates)이 평균 84.5%에 달했다. 활기를 띤 경매 시장과 낮은 금리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이 8일 발표한 신용카드 관련 수치는 상당수 호주인의 소비 패턴이 부채를 늘리기 보다 현금 구매로 기우는 경향을 보여준다. 지난 1월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은 이전 달보다 73억 8천만 달러 줄었다.

일자리유지보조금(JobKeeper)과 구직수당(JobSeeker)이 가계의 저축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견해도 있다.

관건은 이 저축액이 실제로 얼마나 많이 국내 상품과 서비스에 쓰이느냐다.

호주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 쿠퍼즈)의 제레미 소프(Jeremy Thorpe) 수석 경제학자는 "직장을 잃을 위험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많은 사람들이 저축한 돈을 몹시 쓰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더딘 최저 수준의 임금성장률, 3월말 정부의 보조금 중단이 미칠 영향 등은 소비자들이 지출을 꺼리게 만들 요인으로 꼽힌다.

낮은 금리를 믿고 부동산 매입에 섣불리 뛰어들기보다 빚을 갚으라고 권유하는 목소리도 있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NAB)의 로스 맥키원(Ross McEwan) CEO는 "금리가 영원히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며 "금리가 진짜 낮다면 주택담보대출(mortgage) 원리금과 그 외의 대출금을 갚을 적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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