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85세 이상 인구는 약 50만명이다. 총인구의 2%다. 이 나이가 되면 치매와 만성질환으로 인해 간병인이 필요하게 되어 양로시설이 필요한 노인들이 많다. 그러나 70세부터 양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50%가 넘고 있는 것이 호주의 실정이다. 
양로시설은 병원처럼 병을 고치는 곳이 아니라 신체적 노후로 인해 간병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곳이다. 양로원이나 본인 집에서 양로혜택을 받는 인구는 약 130만명에 달한다. 
이중 양로원에서 생활하는 노인이 20%이고 80%는 본인 자택에서 의사, 간호사, 간병인들이 방문하는 서비스를 받고 있다.

양로원과 완화병동(palliative ward)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인생의 종말에 처한 노인들을 대하기 때문에 ‘치매환자’을 다루는법과 ‘생의 귀함을 느끼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의사나 간호사, 간병인들은 물론 청소부나 음식을 만드는 사람까지 교육이 되어야 한다. 
정부 지원이 없어 아직도 자택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이 현재 10만명이 된다. 지난 2017~18년 사이 기다리다가 정부의 늦장 대응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1만6천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오늘의 호주가 있기 까지 일생을 산업전선에서 또는 군대에서 몸 바쳐 충성했던 사람들이다. 

정부는 이들에게 편안하게 노후를 마치도록 도와야 한다. 그러나 2년간 의회특검(로얄커미션)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너무나 기가 찬 사례들이 많다. 양로원의 식대가 불과 $6이어서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사람이 68%에 이른다고 한다. 매일 으깬 감자와 푸른 콩깍지만 나오기 때문에 일부러 아프다고 병원에 가서 좀 나은 식사를 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자격도 없는 간병인들을 싼 값에 고용하여 치매환자들에게 말을 안 듣는다고 때리고 묻어 놓기가 일수이며 넘어진 사람조차 일으키지 않는사례도 보고됐다. 양로원에서 성폭행이 한 주에 50건씩 보고되기도 한다. 양로원에 젊은 장애인들이 있는 경우가 있어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 

의회특검은 노인들과 장애인들의 한 공간 공동 거주를 금지하라고 명령했다. 환자의 반항을 억제하기 위해 60%가 진정제(anti-psychotic)를 강제로 먹게 했다고 보고도 있다. 말도 안되는 노인학대이며 ‘호주의 수치’다.

호주의 양로시설은 1982년도에는 UN에서 호평을 받았다.  당시 기사를 보면 75세 이상 고령자수 1,000명 당 정부가 운영하는 양로시설 침상이 140개로 세계적으로 인정된 좋은 나라였다. 1962년 맨지스 총리 시절부터 처음 양로시설 지원금이 마련된 나라이기도 하다. 
그러나 1997년 존 하워드 자유당 정부가 출범하면서 양로자금을 줄이기 위해 민간에게 양로원 사업을 불하했다. 종전의 법규가 마련한 간호사, 간병인수를 무시하고 양로원 운영자가 정한대로 규정을 만들어 실행하도록 허용했다.  
2013년 토니 애보트 총리(연립)가 집권하면서 양로원운영 지원예산에서 30억달러를 삭감해 운영이 더 어렵게 됐다. 운영자가 이익을 챙겨야 하며 적은 돈으로 운영을 하다보니 오늘날 문제가 매우 심각해졌다. 

더욱이 코로나 사태가 닥쳤다. 호주 양로원(특히 빅토리아주)에서만 약 800명이 숨졌다. 마스크조차 준비하지 않는 양로원이  많았을 정도였다. 
양로원의 입소 노인들이 평균 2년반을 이곳에 정착하는데 보통 1년이면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양로원 거주자 중  40%는 가족이 한 번도 찾지 않는다. 
그 결과로 노인복지(aged care)에 사용하는 예산이 OECD 평균 GDP의 2.5%인 반면 호주는 1.2%로 최하위 국가로 전락했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뒤늦게 4억5천만 달러를 배정해 우선 식사비용을 $6에서 $10로 올해 7월부터 인상할 예정이다. 
녹색당 소속인 아담 밴트 연방 하원의원은 “신형 잠수함 건조사업에 90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겨우 4억5천만 달러를 배정했다”고 질타했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문제는 각국이 모두 어렵게 대처하는 사회문제다. 예산 부담 때문이다. 또 노인을 대하는 일은 어렵기 때문이다. 
메디케어처럼 근로자 급여에서 1%를 공제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노인복지 서비스를 받는 모든 사람은 하루 200분(약 3시간 반)동안 간병인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목욕. 식사 청소 등을 포함한다. 그리고  간호사 자격을 갖춘 사람과 40분씩 대화해야 한다. 이것이 의회특검에서 강력 추천하는 개선안이다. 다만 실행기간이 2024년 7월부터이다.  
간병인들이 인건비도 올랐다. 최저 임금 $20에 $4 추가했던 것을 $28로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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