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나 한국 사람처럼 공동체와 남을 의식하며 사는 민족들은 서구 사람들에 비해 어릴 때 부터 실재보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타인의 칭찬을 받고자 하는 바램은 종종 우리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순수한 기대와 달리 조금씩 과장하는 말과 행동을 하게 합니다. 이는 자연스레 가시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생활이 되고 또 당연한 것처럼 그 거품에 익숙해 질 수 있습니다. 
며칠 전 화려하게 요식업계에 등장해서 단시일 내에 여러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막걸리를 홍보하며 이름 난 쉐프와 결혼을 하고 매스콤을 누리던 미모와 학력을 겸비한 젊은 여성 사업가가 있었습니다. 방송에서 인기 있는 강사로 초청되어 부부 함께 사업 성공 사례를 발표했지만 그러나 최근 중요 보험료와 임금 미납으로 구속됐고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현재도 임금을 주지 못해 몇 건의 별도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화려한 시작이었지만 그간의 소문과 달리 내실보다는 거품이 많은 사업이었음이 드러난 안타까운 사례중 하나입니다. 

 유대인들과 만나다 보면 이들의 생활에 거품이 별로 없네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물론 개별적인 차이는 있지만, 탁월한 성취가 있고 두드러진 우수함이 있는데도 드러내는 것도 자랑하는 것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여느 사람들 같으면 동네 방네 소문도 내고 그럴싸하게 자랑을 해 볼법 한데 그런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시내의 특급호텔을 빌리거나 국회 의사당 같은 곳에서 규모있는 모임을 할 때도 외형을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고 어수룩한 것 같은데 본질과 골격은 놓치지 않는 내실이 느껴지곤 합니다. 대부분의 초청된 유대인 연사도 별로 튀는 말이나 행동을 드러나게 하지 않지만 그의 말에는 자신 보다는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진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꼭 필요하지 않으면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고 묻지 않으면 자신이 유대인인 것도 먼저 말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는 반 유대주의의 거센 세파를 세대를 통해, 자연히 습득 하게된 생존과 본질의 삶이 우선될 수 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한 것임을 짐작 해보게 됩니다.   

마치 그것을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미쉬나 토라를 완성한 12 세기의 철학자 랍비 마이모니데스는 “사람은 모든 행동에 있어 극단을 피하고 중도를 추구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필요 이상의 자선도 과하고, 값비싼 옷도 누더기 옷도 지나친 것이라고 말합니다. 최고급 음식과 포도주만 먹는 것과 목숨을 부지할 만큼만 먹는 것도 바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모욕적인 언사에 화를 내는 것도 죽은 사람처럼 당하기만 하는 것도 안된다(성격 개선의 법1:4)고 말합니다. 탈무드는 유대인들은 세가지 특징으로 구별된다고 말 하는데, 그것은 바로 자비롭고, 절제하고, 친절을 실천한다는 것입니다. 가족과 타인에게 자비와 친절을 베풀고 자신을 절제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한 그들의 내면의 본질이라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누구든지 특히나 종교를 명분으로 다른 사람에게 잔인한 행동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잔인할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님이 모든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했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잔인한 행동을 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공격하는 행위라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창세기 라바24:7). 

하지만 종교에서도 명분이 생기면 잔인할 수 있었던 십자군과 같은 기독교 역사와 ISIS같은 극단 이슬람의 테러와 참수와 같은 일들은 참된 내실에 심각한 상처를 입히는 극단적인 일이 자행됐던 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종교적 분쟁과 극단의 폭행이 자행되는 부지기수의 일들이 미디어에 속속 드러나는 일 뿐 아니라 우리가 속해 있는 종교 단체에서도 작은 일에도 성을 내고, 트집을 잡고, 비난하고 원수처럼 지내는 일들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본질적 내면은 갖춰지지 않았는데 겉만 종교인인 거품 많은 부끄러운 진면목일 수 있습니다.  

노벨 평화상과 문학상 후보로 올랐던 마틴 부버는 인간의 본질의 핵심은 타인과의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 모든 사람은 호주머니를 두 개씩을 가져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양쪽에서 꺼낼 수 있어야 한다. 오른 쪽 주머니에는 “나를 위해 천지가 창조 되었다”는 것과 왼편에는 “나는 단지 먼지이고 흙이다” 라는 진리이다. (마틴 부버, Rungs,106)”  라고 말했습니다.  내가 소중한 존재 이기도 하지만 흙에 불과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우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중도’를 택해야 한다는 마이모니데스의 말이 ‘겸손’이란 일리있는 단어로 느껴지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는 멋진 인생을 살고 싶고 미래의 자녀들은 더더욱 내실있는 삶을 살게 하고 싶습니다. 자비와 친절과 절제가 우리 내면의 본질인 것을 기억한다면 거품은 점차 사라지고 대신 인품과 격조로 채워지는 내실있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샬롬! 

정원일 호주이스라엘 연구소장
문화교류학박사(Grace Theological Seminary) 
이스라엘 & 크리스챤 투데이 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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