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악화되자 ‘부분 개각 돌파구’ 모색

스콧 모리슨 총리가 3월 29일 부분 개각을 단행하며 여성 의원들의 주요 장관직에 임명했다

호주 정치권의 성추문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가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잃고 있다.

에센설리포트(Essential Report)가 3월 30일 발표한 여론조사는 여성 유권자가 남성 유권자보다 호주 의회의 성 불평등 풍토를 더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냈다.

조사 결과, 모리슨 총리는 2주 만에 업무수행 긍정평가가 5% 하락한 57%, 부정평가는 6% 상승한 35%를 기록했다.

여성 유권자층이 지지율 변화를 주도했다. 총리에 대한 여성 유권자의 긍정평가는 10% 떨어졌고(49%), 부정평가는 10% 올랐다(40%). 브리트니 히긴스의 의회 내 성폭행 폭로를 기점으로 하면, 여성 지지율은 16%나 떨어진 셈이다.

반면, 남성 유권자의 총리 긍정평가는 이전 조사와 같은 65%를 기록해 남성의 굳건한 지지를 받고 있다. 부정평가는 2% 늘었는데 이는 오차범위 안에 있는 수치다.

호주 여성(70%)은 남성(50%)보다 의회 내의 성폭행과 직장내 성차별 문제를 사회에 퍼져있는 여성 차별의 단면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이 사안들을 캔버라 연방의회의 직장문화로 국한해서 볼 가능성도 남성(50%)이 여성(30%)보다 높았다.

또한, 호주인들은 정당 그 자체를 연방의회의 여성 대표성을 떨어트리는 장벽으로 여긴다. 여성 연방 하원의원 45명은 전체 151개 의석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노동당은 거의 절반인 47%가 여성인 반면, 자유-국민 연립은 23%로 4분1에도 못미치고 있다.

스콧 모리슨 총리의 업무수행 만족도 (에센셜리포트 설문)

그 이유에 대해 유권자의 63%는 정당이 그들의 조직에서 성평등을 보장하는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 연립(59%), 노동당(71%), 녹색당(75%) 지지층 등 큰 차이가 없었다.

정당의 지역구 출마자(후보) 선출 절차가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보는 견해를 가진 유권자도 56%였다.

더불어, 호주 남성은 여성보다 '유권자들이 여성을 선호한다.', '여성이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훌륭한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경험과 기술을 가질 가능성이 작다.' 등의 견해에 공감할 가능성이 컸다.

정당이 의회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여성할당제(gender quotas)를 채택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48%가 찬성하고 36%가 반대했다. 2019년 2월의 같은 설문에서는 찬성 46%, 반대 40%를 기록했다.

3월 24- 28일 1,100명을 대상으로한 이 여론조사 결과는 모리슨 총리가 29일에 단행한 부분 개각을 반영하지 않았다. 모리슨 총리는 법무, 내무장관에 여성을 등용하는 등 여성 유권자 환심사기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떨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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