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및 언어장벽 빌미 ‘허위 정보’도 범람 

호주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인원이 1백만명에 근접하는 가운데, 일부 비영어권 가정에서 백신 안전과 접종 여부를 놓고 의견 충돌이 커진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빅토리아주 누나와딩(Nunawading)에 거주하는 홍콩 이민가정 자녀인 셜레인 체(Shirlaine Tse)는 지난해 어머니가 “중국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다. 시체가 너무 빨리 쌓여 제대로 생사 확인도 않은 채 소각한다더라” 등의 루머에 이어 최근에는 “호주 백신은 동양인 대상 임상시험을 충분히 거치지 않아 믿을 수가 없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가 영어가 부족해 코로나와 백신에 대한 정보를 주로 주변의 지인들이나 왓츠앱(WhatsApp), 위챗(WeChat)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있다. 대부분 자극적인 문구의 헤드라인 뉴스 캡처본이나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가짜 정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서로 엇갈린 견해가 가족 내 불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일부는 가족이나 친인척이 모인 자리에서는 코로나 관련 대화를 의도적으로 회피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이 DNA를 변형시킨다’는 허위 정보 메시지가 중국어 소셜미디어 위챗에 유포됐다.

퀸즐랜드에 거주하는 중국계 이민자 공 쳉(Gong Cheng)은 어느 날 아버지의 “백신이 DNA를 변형시킨다더라”는 말에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전문가 의견이 보도된 뉴스 기사를 보여주며 해당 정보의 출처를 물었더니 대뜸 화를 버럭 냈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가 접한 정보가 사실이 아니더라도 코로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가진 그들의 감정을 우선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부모와 자주 소통하며 올바른 정보를 알리려 하고 있으나 자신의 중국어가 출중하지 못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으로 정확한 백신 정보를 전달받지 못하는 비영어권 커뮤니티를 위해 지난주 전국 다문화 장관들이 커뮤니티 통합 포럼을 개최했다. 

정부는 63개 언어로 번역된 백신 정보 제공, 시각 및 음성 자료 배포, 비영어권 공동체와의 소통을 위한 특별지원팀 운영 외에도 다문화 공동체 지도자들과 협력해 지역사회에 만연한 허위 뉴스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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