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매년 정치인. 경제인. 언론계 인사들이 스위스 다보스에 모여 세계 경제를 논의하는 거대한 국제적 민간회의다. 이곳에서 2006년부터 각국 여성의 정치사회 참여, 여성의 교육 및 보건 등을 주제로 나라별 남녀평등 지표를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2021년도 호주 여성의 지위는 156개국 중 작년 44위에서 50위로 크게 하락했다. 
호주의 경제 위상이 세계 10~11위권인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뉴질랜드는 2020년 6위, 2021년 4위로 세계 최상위권에 속한다. 남녀평등이 잘 되어있는 10개국은 아이슬랜드, 핀랜드. 노르웨이, 뉴질랜드, 스웨덴, 나미비아. 르완다. 리투아니아. 아일랜드, 스위스 등이다.  
2020년 발표에서 한국은 106위, 중국은 108위를 기록했다. 경제 규모에 비해 아직 멀었다. 

호주의 순위 하락은 최근 의사당 건물 안에서 발생한 여성 보좌관 성폭행, 여성 의원 책상 위에서 남성들의 자위 행위 추태 등이 폭로되면서 그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NSW 현역 주의원(국민당)이 성매수를 한 매춘 여성에게 의회 질의 시간 중 음란 메시지를 보냈고 의회로 와서 관계를 하면 1천 달러를 주겠다는 짓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결국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이런 일련의 정계 추태가 세계적으로 보도돼 망신살을 샀고 호주 정치인들의 체면을 땅에 추락시켰다. 이런 파문에 여성들이 분노하면서 자유-국민 연립 지지율이 하락했다.

호주 여성들의 주요 걱정은 가정 폭력과 성폭력 문제다. 대체로 경제사회적으로 취약한 지역(저소득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가정 폭력을 당하는 사례가 34%가 된다. 부유층 지역에서도 가정 폭력으로 17%의 여성이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주원인은 경제적인 문제와 알코올과 마약 남용이다. 성폭력문제도 심각하다. 2016년 통계를 보면 호주 전역에서 13만8천명의 여성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남자들 5만7천200명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 신고는 전체 발생의 10-15%에 불과하며 80% 이상은 그대로 참고 있다. 재판에서 상대방에 죄를 인정하는 비율이 10% 미만이기 때문에 대부분 철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크리스천 포터 전 법무장관은 33년 전(17세 때) 시드니대에서 열린 국제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했다가 애들레이드에서 참석한 소녀(16세)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의혹을 강력 부인하면서 심층 보도를 한 ABC방송과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빌 쇼튼 전 연방 야당(노동당) 대표는 1986년(19세 시절) 노동당 청년대회(Labor Youth Camp)에 참석한 16세 소녀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경찰은 조사 결과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를 하지 않았다. 

호주에서 여성이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는 대부분 직장 파티나 친구들 모임에 모여 과음을 하다가 남자들에게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여성들 중 과음을 삼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의사당 성폭행 폭로자인 브리타니 히긴스(Brittany Higgins)  도 술에 취해 장관실 쇼피에서 잠을 지던 중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여성들이 교육수준이 높아져 커리어 우먼이 늘어가는데 사회활동이 많은 만큼 성폭행을 피하기 위해서 과음은 피해야만 할 것이다. 

다음은 여성들이 태권도 또는 가라데 등 호신술(self-defence, 을 배우도록 권장을 하고 있다. 50세가 된 여인도 태권도를  2-3년 열심히 하면 자기방어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성관계에는 일방적이 아닌 쌍방을 모두 만족하는 상태를 Consent 라고 한다. 호주의 10대들은 17세부터 성생활을 즐긴다. 이때는 양편 모두 합의에 의해서 이루워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통계에 의하면 16-17세까지는 3명 중 2명은 깊은 키스(Deep Kiss)을 비롯해 서로 애무하며(Light or Heavy touch) Oral 섹스를 즐긴다. 1/3은 본격적으로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 

여성의 정계 진출도 심각하다. 호주 노동당은 1994년 연방 의원 중 여성의 점유 11.84%를 개혁해 현재는 41.87%까지 여성들의 의회 진출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자유-국민 연립은 총리가 2025년까지 50대 50으로 하겠다고 했으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여자 의원의 점유 비율이 25.4%로 지난 선거보다 3% 상승했다. 청년 자유당(Young Liberal) 당원은 여성 34.8%, 남성 65.2%이었다. 그러나 오랜 당원(Senior Member)은 여자가 42.9% 이고 남자는 57.1% 이다. 그런데 각 지구당에서는 여성 23.4%보다 남성이 76.6%로 우세하다. 이런 상태에서 2025년까지 50대 50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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