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의 충격 속에서 호주 경제의 예상보다 빠른 회복은 분명 ‘굿 뉴스’다. OECD 회원국들 중 호주와 한국은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소수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정말 다행스럽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감염 억제가 전반전이었다면 백신공급을 통한 국민 집단 면역체제로 전환은 후반전일 수 있다. 후반전까지의 종합적인 경기 결과가 승패를 가름 짓기 때문에 앞으로의 백신 공급 결과가 진검승부가 될 것이다.

산업계가 투자와 고용 등 사업계획을 세우려면 어느 정도의 확실성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모리슨 정부의 전국민 백신공급(national vaccine rollout) 계획과 1년 이상 봉쇄 상태인 국경 재개방(reopening of international borders)에 대한 어느 정도의 시간표를 제시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모리슨 정부는 현재 안개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   
   
코로나 경기 부양책의 핵심이었던 일자리유지보조금(JobKeeper)의 3월말 종료 전 산업계는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비상 시기의 경기부양책에서 민간 주도의 성장이 동력을 얻으면서 자연스러운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증거다. 
기업들의 수익성, 고용, 교역 조건 모두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ANZ은행-로이모건(Roy Morgan)의 4월 10-11일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도 114p로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9월 이후 최고 상태에 도달했다.  
내셔날호주은행(NAB)의 알란 오스터(Alan Oster) 수석 경제분석가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과 선주문 증가로 경제 활동이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이 일자리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통계국(ABS)의 급여명세서 통계(payroll figures)에 따르면 여성들이 차지했던 일자리 숫자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달 130만명이 구직수당(JobSeeker)과 청소년 수당(Youth Allowance)을 받았지만 국립기술위원회(National Skills Commission) 통계에 따르면 빈 일자리(job vacancies)가 12년래 최고 수준이다.

요리사 견습생, 요식업 종사자, 기능직, 건설업에서 일손 부족 현상이 커지고 있다. 비숙련직 근로자들을 위한 일자리도 많이 늘고 있다.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국가 경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직업 기술교육이 부진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지난해 3월 하순 국경봉쇄로인해 주요 노동력 공급원인 백패커들(backpackers)과 유학생들의 유입이 사실상 전면 차단됐다.   
모리슨 정부는 대부분의 호주인들의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10월 목표를 폐기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희귀 혈전 부작용(rare blood clotting disorder) 가능성 때문이다.  호주에서 두건(빅토리아 40대 남성과 서호주 40대 여성)의 부작용 사례가 발생했다. 유럽 국가 중 네덜란드는 AZ백신 공급을 전면 금지시켰다.   

접종관련 호주기술자문그룹(Australian Technical Advisory Group on Immunisation)의 권고를 받은 모리슨 정부는   50세 미만에게 AZ 백신 대신 화이자 백신을 공급하기로 결정하고 황급하게 화이자 백신 2천만정을 추가 주문했다. 또 노바백신 5천만회분도 주문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공급난으로 인해 올해 10월 전 도착 여부는 미지수다. 

코로나 감염 통계는 매일 주/준주별로 공개하고 업데이트됐다. 그러나 백신 공급 통계는 주 단위로 한번씩 발표된다. 정부가 실시간 공개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투명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호주상공회의소(ACCI)의 제니 램버트Jenny Lambert 대표 대행은 “백신 시간계획의 부재는 관리가 더 어렵다. 구체적인 날짜를 예상할 수 없다면 최소한 재개 계획이라도 설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다른 주요 경제 단체인 호주산업그룹(Australian Industry Group)의 아이네스 윌록스(Innes Willox) 대표는 “정부는 주정부가 백신을 접종한 호주인과 해외 방문자들을 전국적으로 동일한 대우하도록 승인해야 한다.  호주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상대로 한 보건 전투(health battle)에서 승리했겠지만 경제 전쟁(economic war)에서 질 위험이 있다. 너무 늦은 백신 공급으로 차질이 우려된다. 숙련직 기술인력, 유학생, 관광객은 기다리지 않고 국경 봉쇄가 풀리고 환영을 받는 나라를 선택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 언급처럼 “다른 나라들이 상호 교류를 재개할 때 백신 공급이 늦어지는 이유로 호주가 소외돼 뒤처지면 안된다“는 경고와 우려를 새겨야할 것이다.
백신공급 결과가 모리슨 총리의 앞날을 좌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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