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37%의 대주주 ‘제임스 패커’  
‘모엘리스’ 자문사 임명 ‘결정자 역할’ 암시    

크라운리조트의 대주주인 제임스 패커와 시드니 바랑가루 콤플렉스(왼쪽)

미국의 사모펀드(private equity firm) 블랙스톤(Blackstone)이 3월말 호주 크라운 리조트(Crown Resorts)를 80억 달러에 인수할 의향이 있다면서 주당 오퍼 가격을 계속 낮추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크라운 리조트를 창업한 케리 패커의 아들인 호주 부호 제임스 패커는 지분 37%를 소유하는 대주주다. 블랙스톤은 10% 지분을 갖고 있다. 

블랙스톤이 지난 3월 21일 주당 $11.85의 인수 가격을 오퍼했을 때 약 80억 달러 중 패커의 몫은 약 30억 달러였다. 4월 13일 주당 인수 제안 가격이 $11.25로 하락했다. 크라운 주가는 4월 6일 $11.90에서 13일 $12.07로 마감됐다. 시장 관측자들은 블랙스톤의 주당 $11.85에서 최근 $11.25까지 떨어진 인수 제안 가격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블랙스톤은 크라운리조트가 모든 주정부 규제 당국의 면허 소지 심사를 통과하는 조건을 인수에 첨부했다.

시드니 바랑가루의 크라운 카지노 면허 허가와 관련, NSW 주정부가 충격적인 부적합 판정을 내린 이후 빅토리아 주정부와 서호주 주정부도 크라운 카지노 운영 관련 의회특검(royal commissions)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보고서는 2021년 후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크라운 리조트의 NSW 바랑가루 카지노 면허(casino licence)에 대한 버긴스 조사위원회(Bergin Inquiry)는 ‘부적합 의견’을 발표했다. 면허 소지 부적합 판정은 크라운 리조트가 멜번과 퍼스 카지노에서 이른바 고액 도박꾼들(high rollers)의 돈세탁(money laundering)을 도와주었고 조직범죄단과 연관된 인물과 동업을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버긴 조사 발표 후 NSW의 독립 주류 도박감독청(Independent Liquor and Gaming Authority)이 카지노 면허 불허를 결정했다. 이 결정 후 크라운 이사회에서 패커가 임명한 3명의 이사들을 포함해 켄 바튼(Ken Barton) CEO와 5명의 이사들이 줄줄이 물러났다.

패커는 지난 몇 년동안 크라운 지분 축소 또는 전부 매각을 고려 중이었다. 블랙스톤의 인수 제안이 나오자 패커는 그의 개인회사 CPH(Consolidated Press Holdings)를 통해 “크라운 이사회에 결정을 맡기겠다”고 당초 발표했다. 크라운 리조트는 존 하워드 정부 시절 장관 출신인 헬렌 쿠난(Helen Coonan)  회장이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CPH는 당초 입장을 번복하고 “매각 제안을 독립적 평가할 것”이라면서 “투자은행 모엘리스 오스트레일리아(Moelis Australia)를 인수 제안 자문사로 위임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는 대주주인 패커가 매각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향을 내비친 것이다. 킹 메이커(kingmaker)가 되거나 아니면 최대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서 ‘투표 파워(voting power)’를 동원해 만족스럽지 않은 제안을 거부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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