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미국과 중국이 대만 해협에서 예리하게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양국의 가교 역할을 했던 핸리 키신저(Henry Kissinger, 97세) 박사는 “중국은 예전부터 아세아 지역에 강력한 국가였고 러시아와 달리 유교사회를 기준으로 한 공산체제이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와도 잘 어울릴 수 있다”면서 “양국이 협상을 통해 세계평화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이 월남전에서 모택동 전술인 게릴라전에 허덕이고 있을 때 당시 닉슨 미 대통령은 키신저 국무장관과 더불어 1972년 2월 21일 중국을 방문하고 모택동 주석을 만나 월남전 종식을 논의하면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닉슨 대통령은 ”돈이 많은 나라와 인구가 많은 나라가 손을 잡으면 세계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커져가는 중국을 일찍부터 경계했다. 불행하게도 미국은 2001년 9월 11일 중동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알카에다(오사마 빈라덴)로부터 처참한 국내 테러 공격을 받았다. 이에 아프가니스탄에 참전해 거의 20년동안 중국에 간섭을 할 겨를이 없었다. 그사이 중국은 경제, 군사력, 과학분야에서 미국 다음으로 강력해졌고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더 이상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중국이 경제성장으로 공산주의를 버리고 자본주의로 전환될 수 있다는 환상은 오래전 깨졌다. 이제 중국은 시진핑 주석을 영구직으로 하는 공산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실정이다. 

스웨덴의 스톡홀롬 국방연구소는 미국은 국방비로 7,780억 달러를, 중국은 2,520억 달러를 지출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국방비는 인도 국방비의 3배, 러시아 국방비의 4배에 해당된다. 26년간 계속 국방비가 증가했고 근래 10년에는 76%나 늘었다.
 
미국은 국방력을 전 세계에 사용하지만 중국은 오직 태평양과 인도양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비슷한 액수가 된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우려하는 이유는 미국이 개척하고 있는 우주군 창설에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미 행정부의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국방장관은  “미국이 중요시 하는 국방문제는 사이버 분야와 우주(Space)에 대한 위협이다. 중국과 북한이 경계 대상이다. 미국은 우주 정거장 건설에 러시아가 개입하도록 했지만 중국은 배제했다. 그러나 근래 중국은 따로 우주 정거장 건설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은 미국을 바짝 쫓아가고 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일본에게 혼이 난 경험이 있는 호주는 국방문제에서 늘 북반구의 아시아에 대하여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 세계 1차 대전 당시의 앤드류 피셔(Andrew Fisher) 총리는 “해가지지 않는 모국(Motherland, 영국) 옆에만 있으면 호주 국방은 저절로 해결된다”는 생각에서 호주는 영국을 위해 유럽으로 파견되어 참전했다. 그 당시는 아시아의 강국인 일본이 영국편이라 별일이 없었다. 그런데 1941년 시작된 세계 2차 대전은 양상이 달랐다. 싱가폴에서 1만5천명의 호주군이 일본군의 포로가 됐고 일본은 파죽지세로 호주 북쪽 다윈을 폭격했다. 심지어 잠수함을 시드니 항구까지 보내 호주 침략을 시도했다. 실패로 끝났지만..  

당시 존 커틴(John Curtin) 총리는 영국 처칠 총리에게 호주 방어를 위해 파견된 호주 군대를 돌려보내달라고 했지만 처칠은 “유럽 안보가 우선(Safe Europe First)”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일축했다. 이에 커틴 호주 총리는 당시 일본군에 밀려 퀸즐랜드에 주둔하던 맥아더 사령관을 찾아서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것이 미국과 호주.뉴질랜드의 군사동맹(Anzus)의 시초다.  

2차 대전 후에도 호주는 아시아 지역의 전쟁에 관심을 갖고 한국전쟁, 월남전쟁에 참전했다. 

최근 대만 해협에서 미국 함대와 중국 함대가 교대로 출현했고 양국 전투기들이 떴었다. 호주 북부 노던테리토리준주의 다윈 변두리 지역에서 미국 해병대가 훈련을 하고 있다. 

피터 더튼 신임 호주 국방장관은 중국의 대만 통일 의지를 지적하며 분쟁 발생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중동 전쟁에서 귀환한 호주군이 대만 수호 전투에 참전하는 상황을 완전 무시할 수 없다는 강경 발언을 했다. 

이에 캐빈 러드 전 총리(노동당)는 “코로나 위기로 호주 정부의 부채가 8,350억 달러, 예산 적자는 1,500억 달러인 상황에서 스콧 모리슨 정부가 예산 발표를 앞두고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전쟁 위기를 언급했다”고 비난했다. 

국제 정세의 변화는 예측이 어렵다. 코로나 위기 극복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기후변화 등 시급한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중국-대만 전쟁 가능성이 왜 거론되는지 또 호주가 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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