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길

장정윤

사람을 찾아가는 길이다

발걸음 빨라지는 일도 없다
어깨를 부대껴도 인상을 쓰거나
후둑, 달려오는 아이도 없다
천천히 걸으며
한참 생각에 잠겨도
뭐 하냐고 묻는 사람도 없다
마스크 덕분에 
잘 차려 입을 필요 없으니
불편함 속의 실체들
치장하느라 공들일 필요 없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보폭으로
내가 원하는 곳으로
내가 원하는 속도로
걸어야겠다는 깨우침
나를 만나러 가는 진정한 발걸음


장정윤 시인
2007년 호주동아일보 신년문예 <철대문>으로 시 당선
2014년 한호일보 신년문예 <엄동이와 도깨비 방망이>로 희곡 당선
시집 <코알라의 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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