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NSW 어퍼헌터(Upper Hunter) 보궐선거 결과를 놓고 야당인 노동당이 큰 진통을 겪고 있다. 

조디 멕케이 NSW 야당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를 거부하고 있다. 그는 당권을 유지할 수 있는 다수(과반 이상)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당 개혁의 주체가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의 교통 담당인 크리스 민스 의원과 재무 담당인 월트 세코드 의원은 맥케이 당대표를 비난하며 예비내각에서 물러났다. 민스 의원을 포함한 폴 스컬리, 라이언 파크 세 의원은 당권 경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마이클 데일리 전 야당대표는 당분간 맥케이 당대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퍼헌터 보궐선거에서 노동당의 우선 지지율(first-preference votes)은 6.9% 폭락한 21%로 매우 부진했다. 이는 유권자 5명 중 4명이 노동당을 외면했다는 의미다. 노동당을 이탈한 표는 자유, 국민당보다는 무소속이나 군소정당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양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은  지방에서 포수어부농부당(SFF)이나 폴린 핸슨의 원내이션(One Nation)을 지지하는 경향이 높다.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이라는 농촌 기반의 있는 연립보다 도시권 위주인 노동당에게 큰 경종(wakeup call)을 울린 것이 분명하다.   

여야 중진들의 비난성 코멘트가 이어지고 있다. 어퍼헌터 NSW 지역구가 포함된 헌터 연방 지역구의 조엘 핏츠기븐 연방 의원(노동당)은 “보궐선거 결과는 노동당의 참패다. 노동당은 말로만 중얼거렸다. 일자리와 환경 이슈에서 양다리 걸치기를 해 왔기에 유권자들부터 의심을 받았다. 노동당은 노동자층(working class people)의 지원에 더 치중해야한다. 유권자들의 마음이 떠나면 다시 지지를 받는데 오래 걸리며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어 “노동당 브랜드가 위기에 빠졌다. 전면 쇄신하지 않으면 마치 코닥 브랜드(Kodak brand)처럼 몰락할 것이다. 상당수 노동자들이 이미 노동당을 떠났고 분명히 돌아오지 않았다. 지역구 유권자들 중 다수가 광산업과 관련된 이곳에서 노동당이 광부는 물론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없다면 내년 연방 총선에서도 비슷한 결과(참패)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 달 동안 어퍼헌터에서 국민당의 보궐선거 캠페인을 지휘한 존 바릴라로 NSW 국민당 대표 겸 부주총리는 “선거 결과는 노동당에 대한 고발(indictment)이었다. 조디 멕케이 NSW 노동당 대표는 말을 타는 기수에 불과했다. 이미 말이 무너졌다(the horse is broken). 기수를 교체해봐야 별 의미가 없다”고 혹평했다. 노동당이란 정당이 무너졌기 때문에 당대표를 교체해봐야 유권자들의 외면을 전환하기 불가능할 것이란 냉혹한 진단이다.
  
스콧 모리슨 총리도 “노동당은 블루칼러 근로자들과 연결이 완전히 단절됐다(Labor had completely lost touch with blue collar workers.)”라고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모리슨 총리나 바릴라로 NSW 부주총리의 야당 비난보다는 노동당 중진인 핏츠기븐 의원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그는 “선거 기간 중 모리슨 정부가 헌터 지역에 6억 달러의 개스발전소(Kurri Kurri plant)를 신설할 것이라는 발표를 했다. 노동당은 야당이지만 이 발표를 강력 지지했어야 했다. 야당이라고 무조건 반대를 하면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유권자들로부터 더 외면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노동당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 등 핵심 아젠다에 대해 더 많이 논의를 하고 참신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또 노동당은 동등성 이슈(equality issues)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다. 매일 열심히 본업에 충실한 다수 유권자들의 권리를 위협하는 방식으로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 차별, 인종주의 등 이슈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충고했다.
  
뼈아픈 비난을 달게 듣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당 쇄신)하지 않는다면 노동당의 앞날은 계속 먹구름일 것이다. 코로나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보건 위기로 집권당은 막대한 현직 프리미엄을 얻고 있다. 더욱이 위기관리에 탁월한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의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약간의 스캔들도 모두 빗겨갔다. 
작년 퀸즐랜드와 서호주 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이 대승을 거두었다. 문제는 아나스타시아 팔라쉐이 퀸즐랜드 주총리와 마크 맥고원 서호주 주총리라는 스타급 정치인들이 NSW 노동당엔 없다는 점이다. 스타 반열에 오르기 전 선거에서 승리해 집권당이 될 수 있는 저력을 발휘하는 것이 급선무다. 맥케이 NSW 야당대표가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진부한 립서비스가 아닌 참신한 정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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