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U 3.5%, 산업계 1.1% 상승 요구 

2020년 호주의 최저임금은 코로나 여파로 1.7% 인상에 그쳤다

“팬데믹 기간 슈퍼마켓 직원, 청소부 필수근로자 분류.. 왜 급여 인상 안돼나?”  

주부 니콜 파크(30, Nicole park)는 시간당 $19.84(주급  $753.80)의 최저임금받는 220만 명 근로자 중 한 명이다. 그녀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식표품 쇼핑은 다른 데서 한다. 

"사실 내가 일하고 있는 곳에서 쇼핑할 여력이 없다. 동네 청과점과 정육점에서 가장 싸고 할인 중인 먹거리를 산다. 좋은 음식 브랜드를 사기엔 금전적으로 감당이 안 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그녀가 손에 쥐는 주급은 세후 $825. 이 돈으로 집세, 식비, 교육비, 유류비 등 생활비를 감당해야 한다. 남편 수입으로 차량등록비, 보험료를 내고 나면 수중에는 매주 $100 남짓의 돈만 남는다.

니콜은 "특별한 날에 두 명의 아이들을 무비월드나 씨월드에 데려가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고 ABC방송에 토로했다. 

많은 호주인이 최저임금 인상을 지지한다. 2021년 전국여론조사(Australian Talks National Survey 2021)에 따르면, 호주인 63%가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14%는 지금보다도 훨씬 높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형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주부 니콜 파크는 시간 당 최저임금을 받는 저소득층 근로자 중 한 명이다

최저임금을 받으며 청소부로 일하는 소피아 플로로스(Sofia Floros)는 자신을 '근로빈곤층(working poor)'으로 묘사한다. 그녀는 "모든 것이 올랐고, 차에 기름을 넣을 여유가 없다. 그런 것들이 우리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생활고를 비유했다.

통계국(ABS)에 따르면, 호주의 필수소비재 가격은 2005년에서 2020년 사이 무려 61.4% 급등했다. 호주인은 전체 지출의 59%를 이에 쓰고 있는데, 저소득층일수록 전체 지출에서 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진다. 

호주미래직업연구소의 짐 스탠퍼드 소장은 “올해 정부가 최저임금을 4%는 인상해야 고용주들이 직원의 임금을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30년대 이후 최악의 임금 침체로 거의 10년 동안 고통받아왔다. 그저 팬데믹 여파가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호주는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가질 수 있는 모든 구매력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지금 경제를 올바르게 이끄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호주노총(ACTU)은 올해 최저임금의 3.5% 인상을 원하지만, 주요 산업단체는 1.1% 인상안을 제시한다. 이는 물가인상률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사실상 임금 동결과 같은 의미다. 고용주들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보아 임금 인상을 감당할 수 없다는 주장한다. 

2021-22 회계연도의 최저임금은 6월 안에 결정된다.

니콜은 그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현재의 최저임금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 “팬데믹 기간 중 슈퍼마켓 노동자와 청소부는 필수노동자로 불렸는데 왜 우리가 돈을 더 받을 자격이 없느냐?”고 그녀는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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