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편의성 장점이 ‘록다운 통제 장애물’ 
실내행사 및 사교 즐기는 문화적 특성도 한 몫
AFL 경기 4-5만명, NRL 1-2만명 큰 차이

고층 빌딩이 많은 멜번 시티

호주 여러 지역 중에서도 특히 빅토리아주에서 코로나 지역사회 감염 이 빈번하며 또 확산이 제대로 억제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빅토라아주는 호주에서 유일하게 현재 4차 록다운 중이다.

다음은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인구학적, 이동성, 문화적 등의 측면에서 빅토리아와 NSW의 주요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이다.

우선, 빅토리아는 호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주이다. 1평방킬로미터당 23.54명으로 NSW 인구밀도 8.64명의 3배 수준이다. 또한, 멜번의 인구밀도는 평방킬로미터당 453명으로 전국 주도 중 가장 높다. 그 뒤로 애들레이드 404명, 시드니 400명, 브리즈번 145명 순이다. 최근 인구조사에서 시드니 CBD 인구는 1만7천명, 멜번 CBD 인구는 무려 19만 명으로 집계됐다.

멜번 CBD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대부분 높이 150m가 넘는 초고층 빌딩에 거주한다. 국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스카이스크래퍼센터(Skyscraper Centre)에 따르면 멜번은 세계에서 고층 건물이 가장 많은 도시 순위 22위다. 멜번에는 현재 55개의 초고층 빌딩이 있고 19개의 건축이 진행 중이다. 이에 비해 시드니에는 37개의 초고층 건물이 있고 11개가 건설 중으로 세계 38위를 기록했다.

NSW대 유행병학자 메리-루이스 맥로우 교수는 “전염병 관리는 감염 확진자 수와 동선뿐만 아니라 환경과 문화, 행동, 지리적 여건과의 상관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바둑판처럼 생긴 멜번 시내는 대중교통 이용이 수월하고 사람들의 이동 또한 활발하다. 반면, 시드니는 교통체증이 심하고 대중교통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사람들이 집이나 직장 밖으로 나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비교했다.

멜번에서 열리는 AFL 경기에 수만명의 관중이 찾는다

바로 이러한 요소가 빅토리아 당국이 지역봉쇄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주요인으로 지적된다. 지역 간 유기적으로 연결된 도로망 덕분에 통행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멜번은 또 더심지 뒷골목의 카페 문화로도 유명하다. 이런 풍경은 시드니 시티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연말 시드니 북부해변(노던비치)에 내려진 3주 록다운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노던 비치 지역으로 가는 3개의 다리만 집중 통제하면 됐기 때문이다. 병목현상이 종종 발생했지만 지역 봉쇄에는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멜번과 시드니는 주요 여가활동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시드니 시민들은 아름다운 해변을 중심으로 야외 활동을 즐기지만 멜번은 궂은 날씨와 더불어 물놀이를 즐길만한 해수욕장이 적다. 멜번은 다른 어떤 도시보다 다양한 스포츠 행사와 축제(호주오픈, 멜번컵, 포뮬러원 그랑프리 등) 공연 등이 열리는 문화도시다. 

빅토리아 시민들은 끊임없이 외식하고 마시고 사교를 즐기는데 익숙하다. 밀폐 또는 밀집된 공간에서의 활동이 많다 보니 집단감염에 취약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멜번은 시드니와 다르다. 빅토리아에서 최고 인기인 AFL(호주식 풋볼리그) 시즌 경기에 평균 4-5만명 이상이 운집한다. 반면 시드니에서 열리는 럭비리그(NRL) 경기에는 평균 1-2만명이 관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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