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호주의 빠른 경제 회복과 늘어난 노동 수요가 폭넓은 임금 인상을 촉발할 것이라는 기대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의 주요 노동력 공급원인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경 폐쇄로 호주로 들어오지 못하면서, 고용주 특히 지방의 고용주들이 겪는 구인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

노동력을 이주민으로 공수해 온 노동시장이 호주의 임금 인상을 억제해왔다는 분석이 그간의 중론이다.

노동력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 고용주들은 채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더 높은 임금과 더 나은 근로 조건을 구직자에게 제시할 수밖에 없다. 

통계국(ABS)에서 5월 실업률이 5.1%로 하락하고, 빈 일자리가 증가했다고 발표했을 때, 임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경제분석가들의 전망이 나왔던 이유다.

만약 그러한 전망이 옳다면, 고용주들이 받는 임금 압박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인건비가 낮은 외국인 노동자를 상정하여 짜인 임금 역학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우 총재는 6일  RBA 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0.1%로 동결한 뒤 “임금 역학이 완전히 바뀌려면 앞으로 18개월이나 2년은 국경이 닫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 역학이 내국인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달라지기에는 모자란 시간일 수 있다. 로우 총재는 호주가 이 변환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그는 "부족 직군 기술을 보유한 노동자들을 위해 국경이 내년에 점진적으로 개방될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국경 폐쇄가 야기한 광범위한 임금 인상은 없을 수도 있다. 

로우 총재는 “국경이 다시 열리면 경제 일부에서 쌓이기 시작한 초기 임금 압박의 일부가 시스템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조속한 국경 재개방이 호주 경제에는 전반적으로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여행의 복귀는 개인 뿐 아니라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

로우 총재는 "현재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은 그 이유 중 하나가 자본설비를 설치하거나 시험해 보기 위한 해외 숙련 노동자를 구할 수 없어서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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