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오비드(77, Eddie Obeid)와  이안 맥도널드(72, Ian Macdonald). 두 전직 NSW 노동당 장관들은 호주 정치사에서 정치인들의 부패 스캔들 중 핵심 사례로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언론에서 ‘단골 부패 정치인들’로 빈번하게 거론된다. 호주 미디어에서 부패한 관료, 정치인을 지칭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표현이 ‘disgraced(창피한, 불명예스러운, 치욕적인)’ 또는 'corrupt(부패한)'이다. 에디 오비드는 'disgraced former NSW Labor MP Eddi Obeid'로, 이안 맥도널드는 ‘corrupt former NSW Labor Minister Ian McDonald'로 불린다. 가문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주 NSW 고법의 엘리자베스 풀러튼 판사(Justice Elizabeth Fullerton)는 에디 오비드, 이안 맥도널드. 오비드의 아들 샘 오비드(51, Moses Obeid) 3명이 기소된 공직 부패 혐의에서 전원 유죄(guilty of corruption charges)라고 판결했다. 9월 형량 판결에 따라 현재 가석방 상태인 이들은 재수감(법정구속)될 수 있다.
 
이 사건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맥도널드는 NSW 노동당 주정부에서 자원장관이었다. 

레바논에서 태어난 오비드는 6살 때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민을 왔다. 20년(1991-2011년)동안 NSW 상원의원을 역임한 그는 NSW 노동당에서 막강 영향력을 행사했던 실세 '파워 브로커(power broker)'였다. 재력과 권력, 조직력을 거머쥐었던 그의 눈에 벗어나거나 반발하면 장관직은 물론 주총리직까지 흔들렸다. 
 
4연속 선거 승리로 장기 집권(16년)했던 NSW 노동당 주정부의 임기 막판에 주총리가 몇 달 만에 갑자기 교체되는 막장 드라마가 거듭 연출됐다. 그 배경에 오비드의 입김이 있었다.

오비드는 NSW 바이롱밸리(Bylong Valley)의 체리데일 파크(Cherrydale Park)에 가족 명의로 농장을 갖고 있었다. 

이 농장 부지에 광산탐사면허(coal exploration licence)가 승인됐다.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았다. 오비드 부자는 이 면허를 광산회사에 1억 달러에 매각하려고 추진했고 3천만 달러를 받은 상태에서 ICAC(독립부패방지위원회)가 오비드 부자와 맥도널드 장관의 부패 음모 혐의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후 ICAC는 검찰에 기소를 권유했다. 검찰의 기소로 재판은 1년 이상 걸렸고 30명 이상의 증인이 출두했다. 
이번 주 풀러튼 재판장은 “3명 모두 의도적으로 공직자가 부정행위를 하도록(wilfully commit misconduct in public office) 공모했다”면서 유죄를 판결했다.    

풀러튼 판사는 “농장 부지가 있는 마운트 페니(Mt Penny)에 광산면허를 승인해 오비드 가족이 막대한 재정적 이득을 보도록 맥도널드 당시 장관이 합의했기 때문에 ‘범죄적 공모’가 입증됐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판결했다.

풀러튼 판사는 이어 “맥도널드는 현직 주무 부서 장관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의도적으로 위반한 행위를 하도록 동의했다(act in wilful breach of his Ministerial duties and obligations)”고 판결했다. 맥도널드 전 장관은 8건의 위법 행위 혐의 중 5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오비드는 다른 부패 사건인 시드니 서큘라키 카페임대 부당 계약으로 2016년 NSW 고법에서 5년형이 확정됐고 약 3년 복역한 뒤 가석방됐다. 
2007년 NSW 상원의원 시절 오비드는 시드니 서큘라키 선착장에 주정부 소유 부지의 상가 중 카페 임대에 가족의 이해관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를 숨긴채 당시 해양관리청(State Maritime Authority)의 스티븐 던(Steven Dunn) 부청장에게 카페 임대에서 경쟁적 입찰(competitive tender)을 중단하라는 부당한 로비를 했다. 이 파문으로 오비드는 2007년 상원의원 재직 시절 기소됐고 처벌을 받았다.

에디 오비드와 이안 맥도널드 사례는 모든 정치인들(시의원 포함)과 정치 지망생들에게 ‘부패 정치인의 상징’으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공직자로서 개인적 이권을 챙기려고 부정행위를 하면 이런 수치스러운 말로를 맞게 된다는 교훈을 준다.    

NSW 노동당은 이런 대표적인 부패 스캔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정치적으로 치명타를 받았고 지난 3번의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향후 4번째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다. 그만큼 많은 유권자들에게 ‘정치인 부패의 대명사’로 오래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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